경주의 시간을 품은 예술의 성전 – 오아르미술관(OAR Museum)
2025년, 신라 천년 고도 경주 한복판에 예술이 살아 숨 쉬는 새로운 건축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오아르미술관(OAR Museum). 이곳은 단순한 사립 미술관을 넘어, 예술가와 대중, 전통과 현대, 건축과 자연이 만나는 신개념 복합문화공간입니다.

김문호 관장, 예술을 향한 20년 수집의 집념
오아르미술관의 개관은 단 한 사람의 오랜 열정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바로 김문호 관장. 그는 예술 애호가이자 컬렉터로서, 2005년부터 전 세계를 누비며 작품을 수집해온 인물입니다. 젊은 시절부터 현대미술에 강한 흥미를 느낀 그는 유명 아트페어는 물론, 무명의 작가 스튜디오까지 직접 방문하며 600점이 넘는 작품을 개인 자산으로 모아왔습니다. 김 관장은 대중과 예술이 보다 일상적으로 접점을 만들 수 있는 공간을 꿈꿔왔고, 그 결과물이 바로 ‘오늘 만나는 아름다움(One-day Artistic Rendezvous)’이라는 뜻을 가진 오아르미술관(OAR)입니다.
“경주에 머물다 사라지는 관광지가 아니라, 예술이 일상이 되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김문호 관장
그의 컬렉션에는 Mr.Doodle, 하나이 우스케, 박가희, 에가미 에츠, 문경원·전준호 등 한국과 세계를 아우르는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이 포함되어 있으며, 그는 국제적인 감각과 지역성을 동시에 반영한 전시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유현준이 설계한 ‘경주다운 미래적 건축’
오아르미술관의 공간 설계는 한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건축가, 유현준 교수(홍익대 건축학과)가 맡았습니다. 유현준은 건축가이자 방송인, 작가, 교수로 활동하며 대중에게 건축을 친숙하게 설명하는 ‘스타 건축가’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오아르미술관은 단순한 건축물이 아닙니다. 이곳은 ‘도시의 시간’을 보존하고, ‘자연의 결’을 따라 설계된,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예술 작품입니다. 유현준은 설계 당시 이런 철학을 밝혔습니다:
“이 미술관은 신라 고분의 선을 따라 경주의 땅에 조심스럽게 스며들어야 했습니다.”

건축적 특징:
- 고분 군락과의 조화: 건물 외관은 신라시대의 흙과 유사한 색감과 질감으로 마감하여, 고분과 시각적으로 충돌하지 않도록 설계되었습니다.
- 수평적 매스와 낮은 형태: 건물의 높이를 억제하고 수평적인 형태를 유지하여, 주변 경관을 해치지 않고 ‘조용한 건축’을 실현.
- 자연 채광을 극대화한 구조: 1층과 2층 모두 전면 유리창을 통해 자연광을 끌어들이며, 실내 조명이 아닌 햇빛으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
- 건축의 투명성과 흐름: 전시실과 카페, 루프탑까지 동선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며, 관람객이 마치 하나의 흐름 안에서 유영하듯 이동하게 되는 구조.
- 지하공간 활용: 지하 전시실은 빛의 조절이 가능한 구조로, 미디어아트나 영상 작품에 최적화된 블랙 큐브 공간을 제공합니다.
- 루프탑 뷰포인트: 노서 고분, 황리단길, 대릉원, 경주 시내 전경을 한눈에 담는 루프탑은 미술관의 백미로, 관람객이 가장 많이 사진을 찍는 ‘인증샷 성지’입니다.


경주의 과거와 미래를 잇는 예술의 다리
오아르미술관은 단순한 전시공간이 아닙니다. 이곳은 ‘시간’을 전시하는 곳이자, 경주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예술의 미래를 연결하는 ‘문화의 다리’입니다. 전통의 도시 경주에서, 가장 현대적인 감각으로 태어난 오아르미술관은 ‘살아 있는 예술의 신전’이며, 매일 다른 관람객에게 ‘오늘의 아름다움’을 선사합니다. 한 번이 아닌 여러 번 가야 하는 이유가 있는 이곳, 오아르미술관은 이제 경주의 새로운 상징이 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