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위한 예술 한 조각

Artist

내가 만든 쿠키🍪 재로 만들었지🔥 -존 발데사리

“나는 더 이상 지루한 작품을 만들지 않겠다.”
이 한 문장은 현대미술사에서 가장 강렬한 선언 중 하나입니다. 미국의 개념미술가 존 발데사리(1931~2020)는 이 문장을 벽에 반복해서 적으며, 예술의 본질을 재정의한 인물입니다.

그는 회화와 조각의 전통을 벗어나, 텍스트, 사진, 퍼포먼스, 영화, 영상, 심지어 쿠키까지도 예술의 도구로 활용하며
“도대체 예술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존 발데사리 <I Will Not Make Any More Boring Art>

예술을 불태우다: ‘화장 프로젝트(The Cremation Project)’

발데사리는 1970년, 자신의 기존 작품들을 화장터에서 모두 태워버리는 충격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였습니다.

그해 여름 존 발데사리는 그간의 작업을 돌아보며 문득 진부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얼마 뒤 1953년 5월부터 1966년 3월까지 그린 그림을 모두 모아 불태웠고, 이때 나온 잿더미로 쿠키를 구웠습니다. 그리고 전통에 얽매이지 않겠다고 공표라도 하듯 뉴욕 현대미술관에 쿠키를 담은 유리병을 전시했습니다. ‘화장 프로젝트’는 고루한 미술의 죽음과 새로운 미술의 탄생을 알리기 위해 행한 일종의 의식이었습니다.

그의 선언은 명확했습니다.

“이제 나는 회화를 하지 않겠다. 나는 새로운 예술을 만들 것이다.”

이 사건은 단순한 퍼포먼스가 아니라, 그가 기존의 예술 개념에서 완전히 벗어나 새로운 개념미술(conceptual art)의 시대를 열겠다는 상징적인 선언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 그는 미술사에서 전례 없는 실험적인 작품들을 만들어내며 현대미술의 흐름을 뒤흔들었습니다.

미학적 잡담 : 그림을 불태워 쿠키를 만들다 : 네이버 블로그
그림을 태운 재를 모으는 존 발데사리
불탄 그림의 재로 만든 쿠키

얼굴보다 중요한것은

발데사리는 1980년대 들어 기존 사진 속 인물들의 얼굴을 둥근 흰색 점으로 가리는 기법을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왜 얼굴을 지웠을까요?

그는 “이미지가 너무 강렬하면 관객은 그 얼굴만 보게 된다”고 말하며, “우리는 인물의 얼굴이 아니라 그 외의 것들에도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의 대표작 “프레임과 리본( Frames and Ribbon)” 시리즈는 사진 속 사람들의 얼굴을 모두 흰색 점으로 지운 채, 권력과 익명성, 시각적 정보의 통제를 탐구하는 작품으로 평가 받았습니다. 이 기법은 이후 대중문화, 광고, SNS 등에서도 차용되며 현대 시각문화에 강력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사진 설명이 없습니다.

예술의 본질은 답이 아닌 질문

발데사리는 단순한 개념미술가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예술학교(CalArts)에서 30년 넘게 학생들을 가르치며 현대미술계에 가장 영향력 있는 교수 중 한 명으로 평가받았습니다. 또한 2009년 베니스 비엔날레에서는 평생 업적 부문 황금사자상을, 2014년에는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에게 국가예술훈장을 받았습니다.

그가 가르친 제자들 중에는 유명 미술가 데이비드 살르(David Salle), 바바라 크루거(Barbara Kruger), 매튜 바니(Matthew Barney) 등이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현대미술의 중요한 인물들로 성장하며, 발데사리의 철학을 이어받았습니다. 그는 학생들에게 항상 이렇게 말했습니다.

“예술은 답을 찾는 것이 아니다. 예술은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현대미술을 바꾼 거장, 그러나 그는 자신을 ‘화가’라고 불렀다

존 발데사리는 사진, 텍스트, 영상, 설치미술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했음에도, 평생 자신을 ‘화가’라고 불렀습니다.
그에게 ‘그리기’란 단순히 붓을 들고 캔버스에 색을 칠하는 행위가 아니라, 새로운 개념을 창조하는 과정이었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이것도 예술이 될 수 있을까?”라고 고민할 때, 그 질문을 던질 수 있도록 만든 인물이 바로 존 발데사리입니다. 우리는 아직도 그의 질문에 완벽한 답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합니다.

“예술은 절대 지루하면 안 된다.”

*존 바데사리는 2020년 1월 2일, 8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심슨 가족 시즌 29, 에피소드 13에 등장하는 존 발데사리
존 발데사리를 인터뷰하는 마지 심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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