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가장 뜨거운 예술 씬-MoMA PS1
뉴욕의 예술은 언제가 뜨겁습니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가장 뜨거운 곳은 퀸즈의 미술관, MoMA PS1이죠. 이곳에서는 예술가들이 전시 대신 파티를 열고, 미술관의 벽보다 비트가 먼저 울립니다.
“MoMA(모마)와 뭐가 다르냐”고요?
MoMA가 ‘걸작’을 보관한다면, MoMA PS1은 훨씬 자유롭고 실험적이죠. 완성된 역사보다, 진행 중인 실험을 보여주는 곳입니다.
모마가 ‘박물관’이라면, PS1은 ‘실험실’
MoMA PS1의 시작은 뉴욕의 버려진 공립학교 건물이었습니다. 예술가 알라나 하이스(Alanna Heiss)는 이 낡은 학교를 ‘실험 예술의 성전’으로 바꿔버렸죠. 그 이름이 바로 PS1, “Public School One”의 약자입니다. 그녀는 미술관이 ‘완벽한 결과물’을 전시하는 곳이 아니라, ‘예술이 태어나는 순간을 목격하는 곳’이어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MoMA PS1에는 매끈한 흰 벽 대신 콘크리트의 질감, 낡은 교실의 구조, 그리고 실험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이곳은 완성보다 시도와 변화를 존중하는 장소입니다.
MoMA PS1은 2000년에 MoMA와 공식적으로 제휴했지만, 그 DNA는 여전히 비정상, 불온, 그리고 자유입니다. 맨해튼의 모마가 피카소와 워홀을 모신다면, 퀸즈의 MoMA PS1은 아직 세상에 이름조차 없는 예술가들의 잠재력을 키웁니다. 이곳에서는 무엇이든 가능합니다 — 벽을 뚫고 소리를 내는 조각, 사운드로 만든 건축, 음악이 된 전시까지.

충격적 전시 스포트라이트: New York/New Wave (1981)
MoMA PS1의 역사에서 하나의 전환점이 된 전시가 있습니다. 바로 1981년 개최된 New York/New Wave입니다. 이 전시는 118명의 예술가들이 참여한 대형 그룹 쇼였고, 펑크록(Punk Rock) 미학을 전시 공간으로 가져왔습니다. 그중에는 Jean‑Michel Basquiat의 초기작이 포함되어 있었으며, 이는 그가 세계 무대에 오르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전시장은 미술관이라기보다는 무대이자 충돌의 장이었고, 예술계 주류의 형식을 흔드는 이 사건은 이후 MoMA PS1이 ‘실험 예술의 전위’로 불리게 된 결정적 이유가 되었습니다.
이 전시를 통해 MoMA PS1은 “미술관은 차갑고 권위적이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거리 문화, 팝 아트, 그래피티, 퍼포먼스 아트가 미술관 안으로 들어오는 실험을 공식화했습니다. 그 결과 오늘날 MoMa PS1을 다시 바라볼 때, 그 DNA는 바로 이 New York/New Wave로부터 이어져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한여름 미술관 음악파티 – WARM UP
매년 여름, MoMA PS1의 중정(courtyard)은 거대한 야외 클럽으로 변합니다. 이름하여 ‘WARM UP’, 1998년부터 이어져온 뉴욕의 전설적인 아트-뮤직 파티죠. 7월부터 8월까지, 6주간 매주 금요일 저녁 4시부터 밤 10시까지 열립니다. 무대에는 DJ Stingray 313, Marie Davidson, John Glacier, Sarz 등 세계 각지의 전자음악 혁명가들이 등장합니다.
여기선 드레스 코드도, 예절도 없습니다. 야외 코트야드 한가운데서 사운드, 땀, 조명, 맥주, 그리고 예술이 뒤섞이죠. 한쪽 벽에는 설치미술이, 그 앞에서는 사람들이 리듬에 맞춰 춤을 춥니다. 티켓은 25달러, 현장가는 30달러. 롱아일랜드시티 주민은 무료 입장도 가능합니다. 미술관이 지역 커뮤니티와 함께 뛰는 순간, 뉴욕의 예술은 그 어떤 클럽보다 뜨겁게 살아납니다.

아름다운 혼종, MoMA PS1
Warm Up은 단순한 파티가 아닙니다. 이 행사는 “예술은 전시장에서만 존재한다”는 사고를 완전히 뒤엎습니다. 무대 뒤편에는 건축 실험 프로젝트 ‘YAP(Young Architects Program)’의 구조물이 세워지고, 빛, 소리, 사람, 그리고 공기까지 모두 하나의 예술적 설치가 됩니다.
MoMA PS1의 진짜 매력은 바로 이 혼종성(hybridity)입니다. 예술이 음악으로, 음악이 건축으로, 건축이 퍼포먼스로 끊임없이 변주되는 그 현장감이야 말로 뉴욕 예술의 현재이자 미래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