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에서의 전시, 제프 쿤스(Jeff Koons)
‘초현실주의 대가’ 살바도르 달리를 동경해 그가 뉴욕에 왔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호텔로 단숨에 달려간 소년, 조금이라도 예술과 가까이 있고 싶어서 뉴욕현대미술관(MoMA) 멤버십 데스크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청년, 성인이 된 후 월스트리트 브로커로 이름을 날렸지만 “내 길은 예술”이라며 다시 예술가가 된 남자.
바로 ‘세상에서 가장 몸값이 비싼 예술가’ 제프 쿤스다.
민간기업이 참여하는 달 탐사 프로젝트
2024년 2월 22일, 국제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한 것은 ‘미국 민간 달 탐사선 착륙 성공’이었습니다. 인튜이티브 머신스(Intuitive Machines)의 오디세우스가 달의 남극에 착륙한 것이죠. 민간 기업으로는 최초입니다. 이 미션은 NASA의 달 유인기지 건설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미션’ 중 하나입니다. 2017년 트럼프 행정부 당시 시작된 프로젝트는 유인 우주선으로는 마지막으로 달에 착륙한 1972년 아폴로 17호 이래 50여년만에 사람을 다시 달로 보낸다는 계획입니다. 이번에는 몇 시간 머무는 것이 아니라, 기지를 건설한다는 것이죠. 50여년 전과 달리 다양한 민간기업과 나라가 참여합니다.
오디세우스는 달 탑재체 수송서비스의 일환입니다. NASA의 관측장비 6개를 싣고 가며, 다양한 사진을 보내왔습니다. 50여년만에 달에 갔다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롭지만 이번 오디세우스에는 특별한 아이템이 실려 있었습니다. 바로 미국이 사랑하는 현대미술 작가, 제프 쿤스의 작품입니다. ‘월상’(Moon Phases)으로 명명된 그의 작품은 달의 다양한 모습을 담은 125개의 조각입니다. 오디세우스는 이 작품을 달에 설치했는데, 지구 밖에 설치된 최초의 지구인 공식 예술작품이 되었습니다.

달로 보내진 달-월상 조각
이 프로젝트는 디지털 아트 기술 회사 엔에프문(NFMoon), 우주 탐사 기업 포스페이스(4Space), 페이스 갤러리의 협력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인간의 호기심과 성취욕을 달에 비추는 프로젝트 ‘제프 쿤스: 월상’은 세 개의 요소로 구성되어있습니다.
달로 보내진 달-월상 조각(Lunar Moon Phases Sculpture)은 달 표면에, 지구에 머무르는 지구-월상 조각(Earth Moon Phases Sculpture)은 지구에 각각 설치되고, 달과 지구의 조각들에 대응하는 NFT ‘월상 NFT(The Moon Phases NFT)’가 함께 발행됩니다.

달로 보내는 조각은 직경 1인치의 달 미니어처 125개가 투명한 큐브 안에 구획을 나누어 배열 된 하나의 집합체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각각의 달 미니어처는 지구에서 바라본 달의 위상 62개, 우주에서 달을 바라보는 모습 62개, 1개의 월식을 나타냅니다.
달 미니어처 125개에는 인류 역사에 영향을 준 인물들의 이름이 붙여졌는데, 레오나르도 다 빈치부터 예수, 앤디 워홀, 버지니아 울프, 클레오파트라, 스티븐 호킹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인물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이는 위대한 성취를 기리는 것과 동시에 미래 세대에 영감을 불어넣고자 붙여졌다고 합니다.

지구에 남은 조각은 15.5인치 높이의 거울 스테인리스 스틸로 제작된 달 형태의 조형물입니다. 이 조형물은 달 표면에 조각이 착륙한 지점의 위치를 지구의 스테인리스 달 조형물 하단에 보석으로 표현하였습니다. 달로 보내진 조각이 설치된 곳은 달 유적지(Lunar Heritage Site)가 되고, 지구의 달 조형물에는 다이아몬드, 사파이어, 에메랄드, 루비 등으로 장식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