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컬 탐방기 ③ 세계가 사랑하는 K-막걸리 <복순도가(福順都家)>
울산 울주군 상북면, 논밭이 펼쳐진 지극히 한국적인 풍경 사이로 검게 그을린 듯한 질감의 건축물이 발길을 붙잡습니다. 이곳은 술을 만드는 공장을 넘어, 전통이라는 오래된 유산에 ‘디자인’과 ‘경험’이라는 동시대적 언어를 입힌 예술적 거점, 복순도가의 발효 건축이죠.


어린 시절의 ‘정’이 빚어낸 청년의 결단
복순도가의 탄생 뒤에는 뉴욕 쿠퍼유니온에서 건축을 전공하던 청년, 김민규 대표의 결단이 있었습니다. 사실 그는 처음부터 술을 빚을 생각은 없었죠. 하지만 그의 무의식 속에는 어린 시절 울주군 할머니 댁에서 보았던 따뜻한 풍경이 깊게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할머니와 어머니가 손수 막걸리를 빚어 마을 분들에게 대접하면, 이웃들은 고마움의 표시로 갓 수확한 쌀이나 과일을 보내주시곤 했는데요. 술 한 사발을 통해 오가는 정과 소통의 즐거움을 지켜보며 자란 그에게 술 빚는 일은 단순한 노동이 아닌, 사람을 잇는 정성 그 자체였습니다. 공부를 마치고 돌아온 고향에서 어머니 박복순 여사가 빚은 가양주가 여전히 이웃들의 찬사를 받는 모습을 보며 그는 확신했죠. 이 아름다운 전통을 현대적인 디자인의 논리로 재해석해 세상에 내놓기로 말입니다.

‘샴페인 막걸리’의 탄생
복순도가가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린 건 2012년 핵안보정상회의 공식 건배주로 선정되면서부터입니다. 이후 ‘샴페인 막걸리’라는 별칭과 함께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받는 전통주로 자리매김했죠.
복순도가만의 차별점은 단연 천연 탄산과 감각적인 병 디자인에 있습니다. 김 대표는 막걸리는 투박한 사발에 마신다는 편견을 깨고 싶었는데요. 기념일에 즐기는 샴페인처럼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샴페인 병의 길고 잘록한 곡선을 빌려왔습니다. 특히 천연 탄산이 풍부하게 살아있도록 숨구멍이 없는 특수 병을 제작해, 마개를 비틀 때마다 솟구치는 탄산의 역동성을 시각적으로 극대화했죠.

옛 방식을 고집하는 ‘진짜’의 힘
겉모습은 세련된 샴페인을 닮았지만, 그 속을 채운 술은 철저히 전통을 따릅니다. 복순도가가 특별한 이유는 누룩을 직접 만든다는 점에 있죠. 오로지 옛 방식 그대로 빚어낸 막걸리에는 전통의 참맛이 여실히 담겨 있습니다.
현재는 울주 상북면 양조장을 비롯해 해운대점 매장, 주요 기차역과 마트까지 입점하여 전국 어디서든 이 깊은 맛을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지역의 쌀과 직접 만든 누룩, 그리고 전통을 향한 고집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라 할 수 있죠.

탁주부터 온더락까지, 다채로운 즐거움
복순도가는 이제 탄산막걸리를 넘어 10개 이상의 다양한 주류군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찹쌀로 만든 3가지 도수의 찹쌀탁주부터 단맛을 뺀 드라이, 맑은 술만 모은 약주까지 취향에 따라 선택의 폭이 넓은데요.
복순도가를 더욱 맛있게 즐기는 팁이 있다면, 도수가 높은 탁주와 일대일 비율로 섞어 ‘온더락’ 형태로 시원하게 마시는 것입니다. 최근에는 막걸리에 커피나 바나나우유를 섞어 마시는 레시피가 해외 방문객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하는데요. 전통주가 고정된 틀에 갇히지 않고 대중의 일상 속에서 끊임없이 재해석되길 바라는 김 대표의 바람이 담긴 대목이기도 하죠.
![띵굴마켓 : [복순도가]막걸리 세트(3병) - 00/00 출고](https://thingool123.godohosting.com/gd5replace/thingotr4652/data/editor/goods/210712/db1b598460aca3c5ad875ae1d1c5cd4a_104257.jpg)
Editor’s Note 복순도가의 술 한 잔에는 ‘기다림’이라는 사치스러운 원료가 녹아있습니다. 속도에 매몰된 현대인들에게 가장 한국적인 방식의 ‘슬로우 럭셔리’를 제안하는 이들의 행보를 응원하게 되는 이유입니다.
복순도가
- 주소 울산광역시 울주군 상북면 소야정길 183-45
- 시간 매일 9:00 ~ 18:00
- 문의 1577-6746
- 참고 홈페이지 바로가기(클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