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장센과 서사의 현대 비극 – 어쩔수가없다 by 박찬욱
선택과 운명의 교차로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 (No Other Choice)는 한 인간이 필연적 딜레마 속에서 추락해가는 과정을 담은 작품입니다. 정리 해고 당한 중산층 남성이 20년간 일한 직업을 잃고, 분노와 좌절감으로 인간 사냥에 나서게 되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이 영화는 도널드 E. 웨스트레이크의 소설 ‘액스(The Axe)’를 원작으로 하며, 2025년 9월 24일 한국에서 개봉 예정입니다.

배우들의 강렬한 앙상블
영화는 안정된 삶을 누리던 회사원 만수(이병헌)가 예상치 못한 해고를 당한 후, 아내와 두 자식을 지키고 어렵게 장만한 집을 지켜내기 위해 재취업 전쟁을 준비하는 과정을 그린 블랙 코미디입니다. 만수는 퇴직금이 떨어지기 전에 일자리를 찾으려 고군분투합니다. 하지만 일자리를 찾는 건 불가능에 가깝죠. 결국 그는 극단적인 계획을 세웁니다. 자신의 경쟁자들을 제거해 유일하게 남은 종이 공장 자리를 차지하려는 것. 그는 “어쩔 수가 없다”며, 살인을 정당화 하게 됩니다.
박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20년 동안 이 작품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던 이유는 사람들에게 스토리를 들려주면 어느 시기든, 어느 나라에서 왔든, 정말 공감 되고 시의적절 하다고 반응해 줬기 때문”이라고 말했죠.
![영화 [어쩔수가없다] 티저 예고편: 박찬욱 감독: 이병헌, 손예진, 박희순, 이성민, 차승원, 유연석, 염혜란: 2025.09: 스릴러 코미디: NO OTHER CHOICE](https://i.ytimg.com/vi/WziV01xTqAE/maxresdefault.jpg)
베네치아, 그리고 반응의 온도
한국 영화로는 13년만에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했던 박찬욱 감독(62)의 신작 ‘어쩔수가없다’가 수상이란 결실은 맺지 못했지만, 영화제 현지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고 해외 평단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가디언은 이를 두고 “박찬욱의 가장 철학적인 작품”이라 평했으며, BBC는 “현대의 모럴 딜레마를 가장 세련되게 구현한 영화”라고 극찬했습니다. 반면 일부 평론가들은 결말의 잔혹함을 두고 ‘관객에게 지나친 고통을 요구한다’고 지적했지만, 바로 그 불편함이 박찬욱의 의도이자 힘이었습니다.

손익분기점과 흥행 기대
흥미로운 점은 영화가 개봉 전 이미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는 사실입니다. 해외 판권과 글로벌 스트리밍 계약만으로 제작비를 회수했으며, 이는 한국 영화계에서 전례 없는 성과입니다. 덕분에 개봉 이후의 모든 매출은 순이익으로 이어지며, 국내외 흥행 돌풍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수상 가능성과 기대
영화는 베네치아 황금사자상 후보에 오르며, 이미 국제적 인정을 받고 있습니다.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후보 가능성도 거론되며, 배우 송강호와 탕웨이의 연기는 주요 영화제 연기상 경쟁에 이름을 올릴 가능성이 큽니다. 한국 영화계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어쩔 수가 없다는 박찬욱 필모그래피의 정점으로 기록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