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자연, 감각의 마술사 – 올라퍼 엘리아슨(Olafur Eliasson)
그는 캔버스가 아닌 빛과 공기, 물과 온도로 그림을 그립니다. 작품은 만져지고, 느껴지고, 경험하게 됩니다.
바로 올라퍼 엘리아슨(Olafur Eliasson).
1967년 덴마크에서 태어난 올라퍼 엘리아슨은 어릴 때부터 자연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어린시절 덴마크에서 자라며 많은 자연 풍경을 접했기 때문입니다.
그는 단순한 예술가를 뛰어넘어 자연과 기술을 결합하여 현실을 새롭게 정의하는 창조적 작업을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그의 예술은 단순한 감상을 넘어선 감각을 깨우는 경험을 제공하게 되죠. 엘리아슨이 예술가로서 가진 모토는 하나입니다.
“세상을 경험하는 방식을 바꾸면, 세상이 바뀐다.”

“태양을 인간이 창조할 수 있다면?”
2003년, 런던 테이트 모던(Tate Modern)의 거대한 터빈 홀에서 현대미술 역사상 가장 경이로운 순간이 펼쳐졌습니다.
한낮의 태양 아래에서 수천 명이 함께 침묵 속에 누워있는 초현실적 광경.
이것이 바로 올라퍼 엘리아슨(Olafur Eliasson)이 만든 기적,〈더 웨더 프로젝트(The Weather Project)〉입니다.

황금빛으로 가득 찬 미술관
〈더 웨더 프로젝트〉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 거대한 인공 태양
- 실제 태양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반원형의 스크린과 200개의 단순한 모노크롬 램프로 만들어졌습니다.
- 빛의 색온도를 조정해 햇빛 특유의 따뜻한 노란빛을 구현했습니다.
- 하지만 이 태양은 실제 열을 내지 않으며, 그저 시각적 효과만으로 강렬한 태양빛을 재현했습니다.
- 안개로 채워진 공간
- 터빈 홀 전체에는 미세한 물 입자가 포함된 안개가 퍼져 있었습니다.
- 이 안개는 빛을 분산시키고, 공간 전체가 부드러운 황금빛으로 감싸이도록 했습니다.
- 덕분에 관람객들은 마치 안개 속에서 태양이 뜬 환상적인 새벽을 걷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 거대한 거울 천장
- 천장은 거대한 거울로 덮여 있었습니다.
- 관람객이 바닥에 누우면 거울 속에서 마치 하늘을 떠다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 이로 인해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바닥에 눕고, 손을 뻗으며, 자신을 반사된 세계에서 찾기 시작했습니다.
위에 말했듯, 인공태양은 절반만 만들어진 반원의 형태입니다. 반원의 단면부가 미술관 천장에 설치된 거울에 비춰지면서 원처럼 보이는 것입니다. 거기에 그는 ‘안개’를 활용하여 몽환적 분위기를 연출하면서도, 태양이 더 멀리 있어 보이는 희미함을 추가하였습니다.
그는 다양한 공감각적 방식을 활용하여, 전시장 홀을 실제보다 훨씬 더 크고 웅장하게 느껴지도록 연출하였습니다.

“왜 사람들이 바닥에 눕기 시작했을까?” – 집단적 몰입의 현상
놀라운 점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사람들이 바닥에 눕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왜일까요?
- 태양 아래에서 따뜻함과 안정감을 느끼는 인간의 본능 때문입니다.
- 거울 속 자신을 보며 마치 우주 공간을 떠다니는 듯한 기분을 체험했기 때문입니다.
- 익숙한 자연현상 속에서, 그러나 전혀 새로운 환경에 놓이게 되면서 집단적 몰입과 감동이 발생했습니다.
사람들은 처음에는 조심스럽게 서서 작품을 바라보다가, 점점 더 터빈 홀의 바닥에 누워 손을 뻗으며 태양을 향해 기이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곧, 수천 명이 함께 바닥에 누워 태양을 바라보는 초현실적인 장면이 연출되었습니다.
이 장면은 ‘집단적 명상’, ‘도시 속에서 자연을 회복하는 인간의 모습’으로 해석되며, 전 세계 예술계에서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의 작품은 단순한 조각이나 회화로 정의될 수 없습니다. 그의 작품은 공간 전체를 활용한 거대한 감각의 실험실입니다. 그리고 이 작품은 전 세계적으로 20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을 끌어모았습니다.

“지구를 예술로 구할 수 있을까?”
엘리아슨은 단순히 아름다운 작품을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그는 예술을 통해 환경 문제를 직접 해결하려는 예술가입니다.
“나는 미술관에 갇힌 예술이 아니라, 세상을 변화시키는 예술을 원한다.”
그의 대표적인 환경 프로젝트는 바로 〈아이스 워치(Ice Watch)〉.
- 그린란드에서 가져온 실제 빙하 12 조각
- 도시 한가운데 설치하여 사람들이 직접 만지고 경험할 수 있도록 함
- 빙하가 녹아가는 과정을 통해 기후변화의 현실을 체감하게 만듦
광장을 지나가는 사람들은 자유롭게 빙하들을 만지고, 바라보고, 빙하에 귀를 대고 얼음이 갈라지는 소리를 듣습니다. 사람들은 광장에서 빙하가 녹는 과정을 함께 체험하게 되죠. 그와 동시에 사람들은 북극의 빙하들도 이와 같이 녹고 있음을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이렇게 그는 2014년 코펜하겐 시청 앞에서, 2015년 기후변화 회의가 열리는 파리 판테온 광장에서, 2018년 런던 테이트모던 앞에 빙하를 설치하였습니다.
“사진이나 기사로 보는 것보다, 직접 손으로 느끼는 것이 더 강렬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올라퍼 엘리아슨, 그는 무엇인가?”
엘리아슨이 단순한 예술가로 정의할 수 없다면, 그는 무엇일까요?
- 자연과 인간의 감각을 탐구하는 예술가
- 환경 문제를 예술로 해결하려는 혁신가
- 과학과 예술을 융합하는 현대 기술의 선구자
그는 예술을 넘어, 과학, 기술, 환경, 그리고 인간의 경험을 융합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조하고 있습니다.
그는 말합니다.
“나는 작품을 만들지 않는다. 나는 경험을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