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영화, 2초의 충격
“세상에서 가장 짧은 영화가, 인류의 상상력을 영원히 바꿔 놓았다!”
🎬 ‘라 시오타 역에서의 열차 도착’은 진짜 최초 영화일까?
1895년, 프랑스의 뤼미에르 형제가 제작한 《L’Arrivée d’un train en gare de La Ciotat(라 시오타 역에서의 열차의 도착)》는 처음 상영될 당시 관객들을 깜짝 놀라게 만든 작품이었습니다. 화면 속에서 기관차가 관객을 향해 달려오자, 사람들은 정말로 기차가 자신을 덮칠 줄 알고 극장에서 뛰쳐나갔다고 전해집니다.
하지만 이 작품은 ‘최초의 영화’가 아닙니다. 그보다 훨씬 앞서, 그리고 훨씬 더 짧은 영화가 세상을 먼저 놀라게 했습니다.

🎥 1888년, 영국 리즈의 정원에서 펼쳐진 ‘혁명’
<Roundhay Garden Scene(라운드헤이 가든 씬)> – 인류 최초의 영화
- 감독: 루이 르 프랭스 (Louis Le Prince)
- 촬영일: 1888년 10월 14일
- 러닝타임: 무려 2.11초!
- 포맷: 12프레임, 무성 흑백 필름
루이 르 프랭스는 프랑스 태생이지만 영화 혁명을 일으킨 무대는 영국 리즈의 한 정원이었습니다. 10월의 바람이 살랑이는 정원에서, 그의 가족과 친구들이 산책을 하며 담소를 나누는 장면이 세상 최초로 ‘움직이는 이미지’로 기록되었습니다. 카메라는 당시로서는 상상조차 할 수 없었던 일 – 정지된 이미지를 연속적으로 포착하고 그것을 ‘움직이게 만드는’ 기적을 가능케 했습니다. 이 장면은 단 2초 남짓한 길이였지만, 인류의 시각 예술사에서 가장 거대한 도약이었습니다.

최초의 영화를 만든 남자의 실종-그는 왜 사라졌는가?
여기서부터는 음모론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현실입니다. 영화를 탄생시킨 인물, 루이 르 프랭스는 1890년 9월, 프랑스 디종에서 파리로 향하던 열차에 탑승한 후 실종됩니다. 1890년 9월, 르 프린스는 그의 작품을 공개적으로 선보이고 그의 아내와 아이들과 함께 하기로 되어 있는 미국으로의 여행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이 여행 전에, 그는 형을 만나기 위해 프랑스로 돌아갔다 다시 미국으로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9월 16일, 그는 파리로 가는 기차를 탔지만, 계획보다 늦은 기차를 탔고, 그 이후로 그는 그의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다시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디종 역에서 르 프린스를 마지막으로 본 사람은 그의 형이었습니다.

시신도, 흔적도 찾을 수 없었고, 그의 발명품은 ‘영상’은 토머스 에디슨이 이후 발명한 ‘키네토스코프(Kinetoscope)’로 특허로 등록되게 됩니다. 심지어 키네토스코프는 에디슨의 연구소에서 키네토스코프를 만든 건 직원인 딕슨이고, 에디슨은 특허를 챙긴 고용주였을 뿐입니다.
그의 아들 아돌프는 미국에서 아버지의 발명이 에디슨의 발명에 기인했으며, 이것에 대한 사용 로영티를 받을 수 있다며 법정 투쟁을 벌였으나 패소했고, 이후 수상한 사고로 사망합니다. 이 사건은 아직도 일부 역사학자들 사이에서는 “영화 산업의 탄생을 둘러싼 권력의 음모”로 회자되고 있습니다.

🎞️ 과학에서 예술로의 변모
루이 르 프랭스의 2초짜리 영상 이후, 1890년대 중반 에디슨과 딕슨은 ‘키네토스코프’를 개발했고, 뤼미에르 형제는 1895년 12월 28일, 파리 그랑 카페에서 영화 최초의 공개 상영회를 개최합니다. 이들은 《공장을 나서는 노동자들》, 《열차의 도착》 등 총 10편을 상영하며 관객을 ‘움직이는 그림’의 세계로 인도했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영화가 예술이 되리라 상상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 2초의 영상이 연 문 너머에는 수십만 편의 영화와 수조 원 규모의 산업, 그리고 무수한 인간의 감정과 기억이 담긴 영화의 우주가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오늘날 영화가 존재할 수 있는 2초의 힘
‘라운드헤이 가든 씬’은 유튜브에 올라온 10억 뷰 영상에 비하면 아주 작고 사소해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라는 거대한 바다의 첫 파도는, 바로 이 작은 정원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저 산책하던 사람들, 말 한 마디도 없이 스쳐 지나가는 장면, 그리고 2초의 마법. 이 장면이 없었다면 우리는 <타이타닉>의 로즈와 잭을 만나지 못했을 것이고, <오징어 게임>도, <기생충>도, <어벤져스>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루이 르 프랭스가 시작한 그 기록은 130여 년이 지난 지금도 넷플릭스, 디즈니+, 유튜브, 틱톡 등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 이어지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