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로 떠나는 여름 피서, 2025 여름 전시 6선
장마와 폭염 사이, 피서가 고민이라면? 에어컨보다 시원한 감각의 전시로 떠나보면 어떨까요?
이번 여름 서울에는 전통과 미래, 회화와 설치, 평면과 디지털을 넘나드는 전시들이 펼쳐집니다. 파리의 정취를 담은 로맨틱 화가 미셸 들라크루아의 미공개작부터, 전통 한옥을 품은 실험적 설치미술, 그리고 기술 과잉 시대를 경고하는 디지털 아트까지.
<네모> – 사각형 안에 숨은 감정의 밀도
서울 용산구 리만머핀에서 열리는 전시 <네모>는, 제목부터 이중적입니다. ‘네모’는 사각형을 뜻하는 순우리말이자, 아무도 아닌 존재를 뜻하는 라틴어 ‘Nemo’와도 통하기 때문이죠.
미국, 한국을 대표하는 추상 회화 작가 스탠리 휘트니, 정상화, 맥아서 비니언, 윤형근 네 명의 작가가 참여하며, 사각형 격자 구조 안에 각자의 정체성과 저항, 침묵을 쏟아 넣었습니다.
- 정상화는 반복된 획 안에서 억압과 해방을 표현
- 윤형근은 청색과 갈색으로 한국 근대사의 비극과 사색
- 맥아서 비니언은 흑인으로서의 정체성과 시적 감정을 그리드로 포착
- 스탠리 휘트니는 화려한 색조의 격자 안에서 리듬과 해방
📍 리만머핀 서울 | 6.12 ~ 8.9
💸 무료 입장

<아득한 오늘> – 전통은 지금도 계속된다
국제갤러리 삼청본관에서 열리는 <아득한 오늘>은 박찬경 작가가 큐레이팅한 ‘전통의 현재형’ 실험장입니다.
영화감독이자 설치미술가인 박찬경은 이번 전시에 김범, 임영주, 조현택, 최수련, 최윤 등 다섯 작가를 초청했습니다. 이들은 회화, 드로잉, 영상, 오브제를 통해 한국의 유산을 낡지 않은 감각으로 재해석합니다.
1930년대 전통 한옥 공간에서 열리는 이 전시는 과거의 건축미와 동시대 미감이 공명하는 특별한 공간 경험을 제공한합니다다.
📍 국제갤러리 삼청본관 | 6.4 ~ 7.20
💸 무료 입장

<한 송이 꽃 속에 우주가 피어나다> – 동양철학을 품은 꽃의 사유
강남 화이트큐브 서울에서 열리는 저우 리(Zhou Li)의 개인전은, 동양 철학에 기반한 자연의 순환과 생명의 흐름을 캔버스에 담습니다.
이번 전시의 모티프는 ‘꽃’이며, 저우 리는 이를 통해 자아, 탄생과 죽음, 관계성의 본질을 탐구합니다. 그녀의 붓질은 때로는 투명하고 때로는 거칠며, 혼란과 정화를 동시에 전달합니다.
- 작품 ‘The world in a flower’ 시리즈는 인간의 감정이 꽃잎처럼 피고 지는 과정을 그려냅니다.
- 저우 리는 중국 우한에서 활동하는 대표적 여성 추상화가로, 유럽과 아시아를 넘나들며 활동해왔습니다.
📍 화이트큐브 서울 | 6.26 ~ 8.9
💸 무료 입장

<피버 아이> – 디지털 세계는 당신을 속이고 있다
2022 송은미술대상 대상 수상 작가 권아람이 3년 만에 발표한 신작 <피버 아이>는 기술 과잉 시대의 불안과 공허를 정면으로 겨눕니다.
붉은 LED 패널로 뒤덮인 전시장, 끝없이 증식하는 이미지들, 실체 없는 스크린까지
이 모든 것이 관객의 시선과 감정을 조종합니다.
“디지털은 가짜 현실일 수 있다”는 경고처럼, <피버 아이>는 과도한 연결과 정보가 인간을 병들게 한다는 메시지를 시각적으로 압박해옵니다.
📍 송은 | 6.24 ~ 8.9
💸 무료 입장

<세계는 세계화한다> – 철과 시간을 깎는 조각가의 시간
한국 추상 조각 1세대, 엄태정 작가의 회고전이 아라리오갤러리 서울에서 열립니다. 이번 전시는 1970년대부터 최근까지 철, 알루미늄, 구리 등 금속을 다뤄온 조각과 평면 회화를 포함하며, 작가의 ‘수행’ 같은 작업 태도를 드러냅니다.
- 전시 제목 ‘세계는 세계화한다’는 조각을 통해 물질이 언어가 되는 과정을 뜻합니다.
- 철이 고온에서 녹아 형체를 잃고 다시 형태를 갖추는 과정은 존재의 본질과 시간성을 상징합니다.
📍 아라리오갤러리 서울 | 6.18 ~ 8.2
💸 무료 입장

<미셸 들라크루아: 영원히, 화가> – 파리를 사랑한 마지막 인상주의자
1933년 파리 출생, 평생 파리의 건축물과 골목길을 그려온 로맨틱 화가 미셸 들라크루아(Michel Delacroix)의 회고전이 서울에 상륙했습니다. 80점의 미공개 원화와 초기 세리그라피 판화 30여 점이 전시되며, 전쟁 전후의 파리 풍경이 담긴 작품들은 서정성과 소박함, 유년의 향수를 자극합니다.
‘La promenade en traîneau(마차 산책)’ 같은 작품은 1930~40년대 파리의 겨울을 정교하게 그려내며, 따뜻하고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미셸 들라크루아는 말년에 “나는 끝까지 화가로 남겠다”고 선언하며 붓을 놓지 않은 낭만주의자입니다.
📍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10층 문화홀 | 5.24 ~ 8.31
💸 무료 입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