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위한 예술 한 조각

Culture

예술이 있는 와이너리②-샤토 라 코스트(Château La Coste)

샤토 라 코스트, 와인의 심장을 품은 예술의 성전

남프랑스 엑상프로방스 외곽, 와인의 고장 프로방스 한가운데에 자리한 ‘샤토 라 코스트(Château La Coste)’는 세계 최고 건축가와 아티스트들이 남긴 작품이 살아 숨 쉬는 거대한 야외 조각 공원이자, 프랑스 와인 문화의 심장부입니다. 130 헥타르의 포도 재배 지역을 포함해 총 200헥타르에 걸쳐 포도원, 밤나무 숲, 올리브 밭이 프로방스 수평선까지 끝 없이 펼쳐집니다. 걷다 보면 오감의 향연이 펼쳐지는 이 곳은 ‘건축 예술 산책로(Promenade Art & Architecture)’라는 이름이 붙었을 정도로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2002년, 아일랜드 부동산 재벌이자 예술 후원자인 패디 맥킬렌(Paddy McKillen)이 이 부지를 인수하면서, 샤토 라 코스트는 전통과 현대가 충돌하는 전위적인 실험의 무대로 거듭났습니다. 그의 비전은 단 하나였습니다.
와인과 예술, 자연이 경계 없이 공존하는 유토피아를 만들겠다.

Paddy McKillen - ARTnews Top 200 Collectors
패디 맥킬렌(Paddy McKillen)

프랭크 게리의 철골 구조물이 말하는 것

샤토 라 코스트를 대표하는 건축 중 하나는 프랭크 게리(Frank Gehry)가 설계한 ‘음악 파빌리온’입니다. 부서질 듯 비틀린 금속 지붕, 벌어진 틈새로 들어오는 빛, 그리고 투명한 강철 기둥 사이로 퍼지는 음향—이것은 단지 무대가 아니라, 소리를 품은 조각입니다. 그의 파빌리온은 음악회가 없을 때도 자연과 대화를 나누는 구조물로 존재하며, 바람과 햇살을 연주합니다.

If I could go anywhere: Château La Coste, a sculpture and wine walk in  Provence holds random surprises

루이즈 부르주아의 ‘거미’는 왜 포도밭에 서 있는가

입구를 지나 걷다 보면, 갑자기 거대한 다리를 뻗은 검은색 ‘거미’가 눈앞에 나타납니다. 루이즈 부르주아(Louise Bourgeois)의 대표작 ‘마망(Maman)’ 시리즈 중 하나입니다. 그녀가 거미를 통해 표현하고자 했던 것은 모성, 보호, 기억입니다. 그러나 이 고요한 포도밭 한가운데 있는 거미는, 불안과 안정이 공존하는 ‘자연 속 트라우마’로 보입니다. “거미는 나의 어머니였다”는 부르주아의 말처럼, 이 조각은 샤토 라 코스트에서 가장 인상적인 상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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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건축 거장, 안도 타다오(Tadao Ando)의 아트센터

거미 조각 뒤에는 미니멀한 디자인의 건축물이 자리합니다.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아트 센터입니다. 회색 콘크리트와 투명한 유리로 만든 차가운 직선 건물이지만 따뜻한 태양, 멀리 보이는 산, 와이너리와 낮은 구릉 그리고 청색의 하늘과 조화를 이룹니다. 아트센터 건물은 뚜렷한 기하학적 선, 프레임을 통한 표현, 엄청난 규모의 창문 등 안도 다다오 건축물의 특징을 고스란히 나타내고 있습니다.

부드러운 콘크리트 벽과 잔잔한 수면 사이로 빛이 어떻게 표현되는지 감상한다면, 안도 타다오의 천재성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습니다. 

Drink up the wine and art at Château La Coste — The Art Pilgrim

안도 타다오의 빛의 교회, 장 미셀 오토니에의 십자가

안도 타다오의 샤토 라 코스트의 두번째 작품인 예배당(Chapel Pavilion)은 콘크리트와 유리, 물의 경계를 통해 초월적 명상을 유도합니다. 정사각형 수면 위에 떠 있는 경사면, 빛을 받아 반짝이는 유리 상자, 그리고 조용한 콘크리트 회랑—이 공간은 실제 종교적 예배보다 더 숭고한 예술적 체험을 제공합니다. 그는 이 작품으로 자연과 인간의 정적인 교감을 시각화해냈습니다.

원래 이 자리에는 본래 성인 생 질(aSint Gilles)을 기리기 위한 성당이 있었는데, 남프랑스의 성지 생자크드콩포스텔(Saint Jacques de Compostelle)로 가는 순례자들이 쉬어가는 곳이었다고 합니다. 2010년 안도가 처음 방문했을 땐 폐허만 남아 있었고, 그는 이곳에 다시 생명을 불어넣으려고 새로운 건축물을 지었다고 합니다. 

성당 밖으로 나오면 유리구슬로 만든 약 4m 높이의 빨간 십자가를 발견하게 됩니다. 프로방스의 푸른 하늘과 맞닿을듯 장엄하게 서 있는 이 작품은 프랑스 작가 장 미셸 오토니엘의 작품입니다. 예수그리스도의 피나 레드 와인의 붉은빛을 상기시키는 컬러로, 그 형태는 중세 교회에서 사용하던 보석을 떠올리게 합니다. 

와인과 예술, 그리고 삶

건축과 예술 작품을 만난 뒤 마지막으로 도착한 곳은 샤토 라 코스트에서 생산하는 와인을 맛볼 수 있는 와인 숍입니다. 전통적 와인 양조 방식에 첨단 기술을 더한 와인 저장고는 프랑스 건축가 장 누벨이 건축했는데, 비닐하우스 모양의 알루미늄 구조물 높이가 10m고, 지하는 그 깊이가 17m에 달합니다.

와인 숍 옆에 위치한 카페에서는 샤토 라 코스트의 밭에서 재배한 다양한 유기농 채소로 만든 샐러드를 비롯해 훈제 연어랑, 프랑스식 말린 소시지와 치즈 등을 맛볼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진 우아한 분위기에서 보다 세련된 미식을 경험하고 싶다면 메인 건물에 있는 안도 다다오 레스토랑을 가도 좋습니다.

그리고 이제 샤토 라 코스트에서 선물 같은 하루를 더 누리고 싶은 사람들이 그 소원을 이룰 수 있게 되었습니다. 5성급 빌라식 호텔 ‘빌라 라 코스트’가있기 때문입니다. 28개의 빌라로 구성하고 그중 10개의 빌라에는 개인 수영장이 있는 럭셔리 호텔입니다.

예술과 건축, 자연과 미식이 함께 어우러진 이 곳 샤토 라 코스트에서 하루밤은 잊지 못할 경험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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