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 있는 와이너리③-헤스 퍼슨 이스테이츠(Hess Persson Estates)
미국 나파 밸리의 고요한 언덕 위, 포도넝쿨 사이를 헤치고 들어가면 마치 다른 차원으로 통하는 문이 열린 듯한 공간을 만나게 됩니다. 바로 헤스 퍼슨 이스테이츠(Hess Persson Estates)입니다. 이곳은 세계적 현대미술 컬렉션이 숨 쉬는 미술관, 그리고 수제 와인이 익어가는 장인의 아틀리에이기도 합니다.

세계적 현대미술의 보물창고, 헤스 아트 컬렉션
스위스 출신 사업가인 창립자 도널드 헤스(Donald M. Hess)는 1970년대 중반 박차를 가한 미네랄워터 사업을 위해 캘리포니아를 방문, 식사 자리에서 접한 나파밸리 와인에 매료돼 ‘와인’ 사업에 대한 확신을 얻었습니다. 그는 1978년 비더산(Mount Veeder)에 있는 포도밭을 구매한 후 기존 양조장과 창고를 빌려 와인 양조의 기틀을 잡아갔습니다.
꾸준히 실험하고 확장한 결과, 1989년에 비로소 현재 헤스 퍼슨 이스테이츠의 모습을 갖추며 역사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비교적 늦게 와인 사업에 뛰어들었음에도 경쟁력을 갖춘 데에는 와인의 질도 영향을 미쳤지만 헤스 아트 컬렉션을 함께 운영했기 때문입니다.
헤스 퍼슨 이스테이츠의 창립자 도널드 헤스(Donald Hess)는 1966년부터 예술을 수집하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철학은 단순한 소장이 아니라 작가와의 ‘깊은 관계’, 그리고 그들이 장기적으로 작품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에 있었습니다. 현재 그의 컬렉션에는 20세기 후반에서 21세기 초를 대표하는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이 약 100여 점 이상 포함되어 있으며, 이 중 일부만이 나파 밸리 헤스 아트 컬렉션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주요 작가 및 작품
이 컬렉션의 핵심은 ‘이야기를 품은 작품들’입니다. 미술관의 역할을 넘어, 관객에게 예술을 통해 세상을 다르게 보는 시선을 제공합니다.
앤디 골즈워디(Andy Goldsworthy)
자연을 매체로 활용하는 설치작가로, 돌, 잎사귀, 나무껍질, 얼음 등 자연 소재를 사용하여 만드는 조형물은 시간과 생명의 흐름을 시각화합니다. 헤스 페르손 박물관에는 골드스워디의 여러 작품이 전시되어 있으며, 그중에는 1993년에 처음 제작되어 2009년 이곳에서 재조립된 <표면 장력(Surface Tension)>이 있습니다. 밤나무의 긴 잎자루를 물에 적신 후 산사나무 가시를 사용하여 고정했습니다. 나무 가시가 작품 전체를 벽과 천장에 고정하며, 접착제나 하드웨어는 전혀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오직 가시만으로 작품을 고정합니다.

로버트 라우셴버그(Robert Rauschenberg)
팝아트의 선구자이자, 혼합매체의 혁명가. 그의 실크스크린 회화는 전통 회화와 사진, 인쇄물의 경계를 허무는 도전이었습니다. 헤스 컬렉션의 라우셴버그 작품은 그의 사회비판적 시각이 응축되어 있습니다.

레오폴도 말레르(Leopoldo Maler)
아르헨티나 작가로, 정치적 메시지가 짙은 설치미술로 주목받았습니다. 대표작인 ‘The Chair’는 불꽃이 솟아오르는 전기의자 형태로, 억압과 폭력에 대한 날선 질문을 던지는 작품입니다. 헤스 컬랙션에 소장된 <오마주> 작품은 아르헨티나의 유명 언론인이자 밀러의 삼촌에 대한 존경을 나타내는 작품입니다. 그의 삼촌은 정치적 에세이의 선동적 내용 때문에 살해당했습니다.

와인, 예술처럼 완성되다
예술이 이 와이너리의 혼이라면, 와인은 육체입니다. 해발 600m 고도의 마운트 비더(Mount Veeder)는 일조량과 서늘한 기후, 화산토가 결합되어 강인하면서도 우아한 풍미의 포도를 만들어냅니다. 이 독특한 테루아는 헤스 와인의 DNA라 할 수 있습니다.
대표 와인 라인업
- The Lion Cabernet Sauvignon
헤스 퍼슨 이스테이츠의 아이콘 와인으로, 블랙베리, 자두, 스파이시한 오크 향이 농도 깊게 어우러진 풀바디 와인입니다. 풍부한 탄닌과 구조감으로 장기 숙성에 탁월합니다. - Mount Veeder Cabernet Sauvignon
마운트 비더 특유의 스모키한 흙내음과 허브, 블루베리 향이 특징. 해발 고지에서 재배한 포도만을 사용하여, 섬세하면서도 강렬한 인상을 남깁니다. - Hess Collection Chardonnay
캘리포니아 샤르도네의 고전적인 미감과, 부르고뉴 스타일의 절제된 산미가 결합된 균형미 넘치는 화이트 와인입니다. - Panthera 라인
좀 더 대담하고 관능적인 스타일로, 신세대 와인 애호가들 사이에서 강렬한 지지를 얻고 있습니다.

예술+와인을 경험하는 방법
일반 미술관은 대중에게 공개되어 있으며 입장료는 무료입니다. 도날드 헤스는 미술 수집가가 대중과 공유할 책임이 있다고 굳게 믿습니다. 와인과 함께하는 유료 투어는 아래와 같습니다.
- Walk the Collection (컬렉션 투어) : 미술관 디렉터가 직접 이끄는 가이드 투어. 예술과 와인에 대한 깊이 있는 설명과 함께, 전시실 내에서 직접 와인을 시음할 수 있습니다.
- Lion Circle Experience : 프라이빗 살롱에서 진행되는 고급 와인 테이스팅. 단 6인 이하의 소규모 예약만 가능하며, 일반 투어에서는 제공되지 않는 최상위 등급 와인을 제공합니다.
- Food & Wine Pairing Experience : 현지 셰프가 직접 준비한 미니 코스 요리와 와인 페어링. 미술, 음식, 와인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진정한 ‘예술 미식 체험’입니다.
대중에게 공개되어 있으며 입장료는 무료입니다. Donald Hess는 미술 수집가가 대중과 공유할 책임이 있다고 굳게 믿습니다.

감각을 뒤흔드는 경험, Hess Persson Estates
헤스 퍼슨 이스테이츠는 예술과 자연, 맛과 감정이 만나는 총체적 경험의 장소입니다. 도널드 헤스의 철학이 녹아든 이 공간은, 미술 애호가와 와인 마니아 모두에게 잊지 못할 영감을 제공합니다.
지금 나파 밸리에서, 감각의 지평을 확장해보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