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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가을, 전시 마니아가 가야 할 두 거장의 무대

여성 거장이 만든 두 개의 강렬한 세계

올가을 서울의 미술 애호가들은 특별한 선택 앞에 서 있습니다. 현대 조각의 아이콘 루이즈 브르주아(Louise Bourgeois)와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이불(Lee Bul), 두 여성 작가의 대규모 전시가 동시에 열리기 때문입니다. 두 사람은 시대와 국적은 다르지만, 여성의 몸, 권력, 기억, 존재의 본질을 집요하게 탐구했다는 점에서 깊은 공명을 이룹니다. 이번 가을, 그들의 작품은 관객에게 단순한 감상을 넘어, 존재를 다시 묻는 강렬한 체험을 선사하죠.

루이즈 브르주아, 기억과 트라우마의 조각 언어

호암미술관은 루이즈 브르주아의 한국 최초 대규모 개인전을 선보입니다. 브르주아는 20세기 후반 조각의 혁신가로 불리며, 특히 거대한 거미 조각 〈Maman〉으로 세계 미술사에 이름을 남겼습니다. 그녀의 작품은 어머니와 여성성, 어린 시절의 기억과 트라우마를 비극적이면서도 아름답게 풀어낸 것이 특징이죠.
이번 전시에는 그녀의 대표작 ‘거미’ 조각은 물론, 직물과 브론즈, 대형 설치작품들이 대거 소개됩니다. 특히 섬세한 바느질로 완성된 조형물들은 ‘육체와 상처’를 시각화하며, 브르주아의 내면을 드러내는 진실한 기록처럼 다가옵니다.

전시 개요 — 《루이즈 브르주아- 덧없고 영원한》
• 장소: 호암미술관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에버랜드로562번길 38)
• 기간: 2025년 8월 30일 ~ 2026년 1월 4일
• 1940년대의 초기 회화와 〈인물(Personages)〉 군상에서부터 대형 〈밀실(Cells)〉 연작과 후기 섬유 작업에 이르기까지, 60여 년에 걸친 작품 세계

아버지의 파괴(The Destruction of the Father), 1974-2017

이불, 권력과 이상을 향한 4년 만의 귀환

리움미술관에서는 한국 현대미술의 선두주자 이불의 개인전이 4년 만에 열립니다. 이불은 1990년대부터 한국 사회와 권력 구조, 신체와 기계의 융합을 주제로 독창적인 작업을 이어왔습니다. 대표작 〈사이보그〉 시리즈는 인간과 기계, 미래적 이상향을 결합하며 전 세계 미술계를 흔들었죠. 이번 전시에서는 1998년부터 현재까지의 주요 작업이 망라되며, 대형 설치작품과 함께 최근 실험적 회화 및 조각 작업도 선보입니다. 관객은 권력, 이상, 인간성의 경계를 묻는 거대한 시각적 우주 속에 들어서게 됩니다.

전시 개요 — 《이불: From 1998 to Now》
• 장소: 리움미술관 (서울특별시 용산구 이태원로55길 60-16)
• 기간: 2025년 9월 4일 ~ 2026년 1월 4일
• 90년대 후반부터 현재까지 발표된 150여 점의 작업

놓칠 수 없는 이유, 그리고 올가을의 의미

루이즈 브르주아와 이불—두 여성 거장은 서로 다른 시대와 공간에서 예술을 통해 인간의 깊은 내면과 사회적 모순을 정면으로 마주했습니다. 브르주아가 내면의 트라우마와 기억을 조각으로 봉합했다면, 이불은 기계와 인간, 권력과 욕망을 융합하며 새로운 세계를 상상했죠. 두 전시는 단순한 예술 전시가 아니라, 예술의 존재 이유를 증명하는 순간입니다.
예술 애호가라면, 그리고 올가을을 진정 특별하게 보내고 싶다면—이 두 전시는 반드시 경험해야 할 자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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