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비율-레오나르도 다 빈치 ‘비트루비우스 인간’
단순한 낙서처럼 보입니다.
원 안에, 네모 안에, 벌거벗은 남자가 두 팔 두 다리를 쭉 뻗고 서 있습니다. 하지만 이 단순한 그림 한 장이 지금까지도 전 세계 돈, NASA 우주탐사 배지, 유명 브랜드 로고에 등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것이 바로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천재성을 상징하는 그림, ‘비트루비우스 인간’이기 때문입니다.
원과 네모 속에 사람을 넣는 수수께끼
이 이야기는 2,000년 전 고대 로마에서 시작됩니다. 건축가였던 비트루비우스라는 인물이 생각했습니다.
“사람이야말로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비율을 가진 존재다.”
그리고 그는 질문을 던졌습니다.
“사람 몸을 원과 네모 안에 동시에 딱 맞게 그릴 수 있을까?”
하지만 아무도 그 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르네상스 시대, 레오나르도 다 빈치가 나타났습니다. 그는 이 퍼즐을 풀겠다고 나섰습니다. 건축가도 아닌 화가였지만, 사람 몸을 직접 해부하고 연구하던 다 빈치는 자신만의 방법으로 그 답을 찾아냈죠.
그것이 바로 우리가 아는 ‘비트루비우스 인간’입니다. 사람 몸을 정확하게 원과 네모 안에 동시에 넣은 최초의 그림이었죠.
단순한 인체 그림? 다 빈치의 비밀 공책에서 나온 혁신
하지만 다 빈치는 그저 보기 좋게 그린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사람 몸의 ‘중심’이 두 곳이라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 네모의 중심은 배꼽
- 원의 중심은 생식기
그래서 네모와 원을 하나로 겹치지 않고, 서로 다른 중심으로 잡았습니다. 이 덕분에 사람 몸이 원과 네모 안에서 자연스럽게 펼쳐질 수 있었던 것이죠. 지금 봐도 놀라운 과학적 발견입니다.
그리고 그는 이 그림을 남기고 말았습니다. 공책에 그린 작은 낙서 한 장으로요.
500년 후, 치과의사가 발견한 새로운 비밀
놀라운 것은 이 그림이 아직도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는 점입니다. 2025년 수학 및 예술 저널(Journal of Mathematics and the Arts)에 발표된 한 연구에서 롭 맥 스위니 박사는 이 그림을 연구하다가 새로운 비밀을 찾아냈습니다. 그림 속 사람 다리 사이에 숨겨진 정삼각형을 발견한 것입니다.
이 삼각형은 19세기에 윌리엄 본윌이라는 치과의사가 발견한 개념과 똑같은 모양입니다. 그것은 턱관절이 움직이는 방식과 관련된 삼각형이었습니다.
레오나르도가 이미 500년 전에 사람 턱의 움직임까지 이해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학자들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다 빈치는 단순한 화가가 아니라 해부학자, 과학자, 공학자였던 것입니다.
비트루비우스 인간, 우주의 중심에 선 ‘인간’이라는 선언
이 그림은 단순한 인체 그림이 아닙니다. 르네상스 시대 사람들은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사람이야말로 작은 우주다. 사람 몸 안에 세상의 원리와 조화가 담겨 있다.”
- 원 : 신과 하늘을 상징
- 네모 : 땅과 인간을 상징
- 그 안의 사람 : 하늘과 땅을 연결하는 존재
그림 한 장 안에 과학, 종교, 철학이 모두 담겨 있었던 것입니다. 비트루비우스 인간은 그야말로 “우주의 중심은 인간이다.” 라는 선언이었죠.
그래서 지금도 천재의 상징
이 낡은 스케치 한 장이 왜 유로화 동전과 NASA 배지에 들어갔는지 이해할 수 있겠나요? 500년이 지난 지금도 이 그림은 단순한 상징이 아닙니다.
예술과 과학, 신앙과 철학, 인간의 가치까지 모두 담은 아이콘이기 때문입니다.
비트루비우스 인간은 오늘도 우리에게 묻고 있습니다.
“너는 정말 너 자신을 알고 있는가?”
“이 우주 속에서 인간이란 무엇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