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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음악의 감각적 확장-트레비 스캇

1991년, 텍사스 휴스턴의 사우스 파크(South Park) 지역에서 태어난 자크 버몬 웹스터 2세(Jacques Bermon Webster II).

음악은 그의 유년기와 분리될 수 없었습니다. 아버지는 재즈 연주자, 할아버지는 소울 음악가였죠. 어린 트래비스는 늘 비트와 멜로디가 흐르는 집 안에서 자랐습니다. 그러나 휴스턴의 현실은 거칠었습니다. 범죄와 폭력, 그리고 소음 속에서 그는 ‘음악로 탈출하는 법’을 배웠습니다.

대학 진학 후 그는 망설임 없이 학업을 중단했습니다. 로스앤젤레스로 향한 그는 무모했지만, 동시에 확신에 차 있었습니다. 2013년 첫 믹스테이프 〈Owl Pharaoh〉와 〈Days Before Rodeo〉(2014)는 기존의 힙합이 담지 못했던 감각을 보여주며, 트래비 스캇(Travis Scott) 이라는 이름을 세상에 알리게 됩니다.

Travis Scott Albums and Discography

트랩의 혁명, 그리고 ‘Rodeo’의 전설

트래비스의 첫 정규 앨범 〈Rodeo〉(2015)는 힙합의 문법을 새로 쓴 작품이었습니다. 이 앨범은 트레비 스캇 커리어 최고의 음반으로 평가되며, 2010년대 가장 핫한 장르였던 트랩 장르 내에서 가장 높은 완성도를 가진 앨범 중 하나로 평가받죠.

2018년 8월, 2년만에 정규앨범 3집 ASTROWORLD가 발매되었습니다. 이 중 3번째 트랙 SICKO MODE가 빌보드 차트 Top100 1위를 차지하게 됩니다. 이는 트래비스 스캇의 첫 빌보드 1위 곡이자, 그를 슈퍼스타 반열에 올려주었죠.

SICKO MODE - 나무위키

무대를 감각적 놀이공간으로

트래비스 스콧의 예술은 무대 위에서 비로소 완성됩니다. 그는 공연 예술의 전통적 형식을 파괴하고, 무대를 감각적 놀이공간으로 확장한 아티스트입니다.

그의 ‘ASTROWORLD: Wish You Were Here’ 투어는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공연장은 단순한 콘서트 홀이 아니라, 실제 놀이공원으로 변모했습니다. 거대한 회전목마, 롤러코스터, 풍선 구조물들이 무대 위에 등장하며, 트래비스는 무대 위에서 직접 롤러코스터를 타고 노래를 부르는 초현실적인 장면을 연출했죠.

그는 노스탤지어와 환각, 현실과 환상의 경계를 하나의 공연 안에 융합시켰습니다. 이 무대는 관객들에게 “공연을 보는 경험”이 아니라 “공간을 체험하는 예술적 놀이”를 선사했으며, 공연 예술을 단순한 시각적 관람에서 감각적·정서적 몰입 체험으로 전환시켰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Drame d'Astroworld : Une première plainte réclame 750 millions de dollars à  Travis Scott et Drake

가상 세계의 첫 번째 메가 콘서트

2020년, 트래비스 스콧은 게임 포트나이트(Fortnite)와 손잡고 ‘Astronomical’이라는 가상 콘서트를 열었습니다. 이 공연은 메타버스 시대의 서막을 연 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됩니다. 당시 동시 접속자 수는 1,270만 명. 현실에서 불가능한 중력 무시, 우주 공간 비행, 거대한 아바타 등장 등 초현실적 비주얼 연출이 펼쳐졌습니다. 트래비스 스콧은 이 공연을 통해 음악, 게임, 기술, 예술이 하나로 결합된 미래형 공연 모델을 실현했습니다.

이후 아리아나 그란데, 위켄드 등의 아티스트가 잇따라 메타버스 공연을 시도하며, 스콧은 “디지털 공연 혁명의 기점”으로 평가받게 됩니다.

그의 무대 사운드는 또한 육체적 반응을 이끌어내는 저음 중심의 베이스 믹싱으로 유명합니다. 베이스는 단순한 리듬이 아닌, 관객의 몸을 진동시키는 물리적 에너지로 작용하며, 모쉬핏(mosh pit)과 크라우드 서핑을 유도하는 공연 문화를 만들어냈습니다. 이후 다른 아티스트들도 그의 “관객의 신체를 움직이게 하는 공연 문법”을 차용하기 시작했죠.

빛과 그림자 — ‘Astroworld’의 비극

2021년 11월 5일, 트래비스 스콧이 자신의 고향 휴스턴에서 개최한 ‘Astroworld Festival’은 그의 커리어에서 영광이자 동시에 악몽이 된 날이었습니다. 당시 약 5만 명의 관객이 몰린 공연은 시작부터 극도의 혼잡 상태에 빠졌습니다. 무대가 시작되자 수천 명의 관객이 한꺼번에 앞으로 몰리며 압사 사고가 발생, 결국 10명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부상을 입는 참사로 이어졌습니다.

무대 위의 트래비스는 혼란 속에서도 음악을 이어갔습니다. 일부 관객이 구조를 외쳤지만, 무대 조명과 폭죽, 소음 속에서 그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습니다. 공연 중 일부 영상에는 관중이 무대 위로 올라가 구조를 요청하는 장면이 담겼고, 이는 전 세계로 퍼지며 거대한 논란을 불러왔습니다.

사건 직후 트래비스는 깊은 슬픔과 충격 속에서 SNS를 통해 사과했으며, 희생자 가족들에게 개인적 위로를 전했습니다. 그러나 세간의 비판은 거셌습니다. “그가 공연을 멈췄어야 했다”는 비난과 “그 역시 피해자다”라는 옹호가 엇갈렸죠. 수십 건의 소송이 제기되었고, 그중 상당수가 합의로 종결되었지만, 그의 이름 앞엔 언제나 ‘비극의 상징’이라는 그림자가 따라붙게 되었습니다.

그는 이후 오랜 기간 공식 무대에서 모습을 감췄습니다. 하지만 그 침묵은 단순한 도피가 아니었습니다. 그는 스스로의 예술과 존재 이유를 다시 정의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2023년, 〈Utopia〉로 돌아왔습니다.

After Astroworld, a festival paremedic tells his experiences - Los Angeles  Times
Astroworld Festival  사고 당시

2025, 서울의 밤을 점령하다

2025년 10월 25일, 트래비스 스콧이 한국을 찾습니다. 그의 글로벌 투어 ‘Circus Maximus’의 일환으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단 한 번의 공연이 열립니다. 무대 연출은 영화적입니다. 거대한 LED 돔, 폭발적인 불빛, 그리고 비트의 리듬에 따라 움직이는 회전 플랫폼.

공연은 만 19세 이상 관람 가능, 그의 무대가 지닌 생생한 ‘트랜스 상태’를 그대로 전달하기 위한 결정이죠. 이번 내한공연은 단순한 콘서트가 아닙니다. 트래비스 스콧이 창조한 ‘사운드의 우주’를 한국 무대 위에서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입니다.

  • 공연 일시 : 2025년 10월 25일(토) 오후 7시
  • 공연 장소 : 고양종합운동장
  • 관람 등급 : 만 19세 이상
vempt의 Travis Scott's CIRCUS MAXIMUS 1986-7532-1526 - 포트나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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