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파세대는 왜 ‘커다란 텀블러’와 ‘못생긴 운동화’에 열광하는가?
“그들에게 소비는 패션이 아니라 ‘자기 선언’이다.”
📱 스마트폰, 인스타, 틱톡… 잘파세대를 만든 디지털 3대 혁명
2007년, 스티브 잡스가 세상에 아이폰을 내놓으며 시작된 스마트폰 혁명.
2010년, 손 안의 갤러리가 되어버린 인스타그램의 등장은 개인의 일상과 정체성을 실시간으로 전시할 수 있는 문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2018년, 틱톡의 등장은 그 모든 흐름을 ‘1분 안에 나를 증명하는 전장’으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이 세 가지 플랫폼을 유년기부터 익숙하게 사용해온 Z세대와 알파세대는 기존 세대와 완전히 다른 소비 패턴을 보여주고 있습니다.그들은 더 이상 브랜드를 ‘사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와 함께 ‘사는’ 시대를 열고 있는 것입니다.

스탠리 텀블러: ‘보온병’이 아니라 ‘신분증’이다
미국 고등학교의 복도에서 하나의 현상이 시작되었습니다. 학생들 손마다 들린 거대한 스탠리 텀블러. 파스텔 톤의 핑크, 민트, 라벤더. 심지어 이름표처럼 텀블러에 붙인 스티커와 키링. 이 유행의 발단은 단 한 개의 틱톡 영상이었습니다. 화재로 전소된 차량 안에서 멀쩡히 남아있는 스탠리 텀블러. 텀블러 안의 얼음이 달그락거리자, 사람들은 충격에 빠졌고 스탠리 CEO는 해당 틱톡커에게 신형 차량과 새 텀블러를 선물하며 기막힌 화답을 남깁니다.
이것은 단순한 제품 광고를 넘어, 스탠리는 ‘브랜드’가 아닌 ‘이야기’가 되었고, 잘파세대는 그것을 ‘자기 표현의 수단’으로 받아들였습니다. 스탠리는 캠핑 마니아들만 쓰던 기능성 브랜드에서 이제는 “너도 스탠리 있어?”라는 질문을 유도하는 사회적 상징물로 진화했습니다.


👟 호카 & 온: “못생겼는데 왜 이렇게 인기야?”
날렵하고 얄쌍했던 과거의 스니커즈는 이제 구식입니다. 요즘은 아웃솔이 두껍고, 생긴 건 투박한데, 걸을 땐 천국을 걷는 듯한 ‘못생긴 운동화’가 대세입니다.
- 호카(HOKA)는 마치 거대한 트랙터처럼 생긴 밑창으로 유명합니다.
의사, 간호사, 리테일 노동자 등 하루 종일 서 있는 직업군에게 신의 선물로 불릴 만큼 쿠셔닝이 뛰어납니다. - 온(On)은 스위스에서 온 기술집약 브랜드로, ‘클라우드 테크놀로지’로 발끝마다 구름을 깔아준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특히 달리기 좀 해봤다는 러너들 사이에서는 필수템.
잘파세대는 ‘멋있음’을 외형이 아닌 라이프스타일에서 찾습니다. 그들에게 ‘기능성’은 곧 ‘정체성’입니다. 불편한 구두보다 편한 스니커즈가 더 쿨하다고 여기는 것이죠.
- 온(On)은 ‘Dream Together’ 캠페인을 통해 그룹 러닝을 기획하고, 소비자와 함께 달리고, 땀 흘리고, 경험했습니다.
- 호카(HOKA)는 ‘FlyLab’을 통해 요가, 하이킹, 러닝 등 오프라인 경험을 묶은 커뮤니티 공간을 제공합니다.
‘Hoka Runners’는 모델이자 TikTok의 달링인 Renee Noe가 유명하게 만든 그룹입니다. 그녀는 클래식한 GRWM TikTok을 게시하면서 시작했는데, 그녀는 보통 Oakley 선글라스, 밝은 색상의 Nike Aeroswift 반바지와 매칭되는 탱크탑, 그리고 물론 Hoka 러닝화를 신었습니다. 그녀의 계정은 급속도로 인기를 얻어 TikTok에서 팔로워가 83만 명이 넘고 좋아요가 1억 3,500만 건이 넘었으며, 그녀의 옷차림은 러닝 팬들 사이에서 유니폼이 되었습니다.


👜 코치의 화려한 부활: ‘오래된 럭셔리’에서 ‘힙한 럭셔리’로
코치(Coach)는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엄마의 명품’이라는 이미지가 강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코치는 Z세대가 가장 갖고 싶어 하는 럭셔리 브랜드 중 하나로 변신했습니다. Y2K 감성을 끌어올려 스윙어 백, 필로우 태비 등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했고, 릴 나스 엑스, 셀레나 고메즈 같은 글로벌 셀럽과 협업하며 “나만의 명품”, “진짜 힙한 감성”을 소유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죠.
그들은 명품을 ‘나를 더 잘 보이게 해주는 도구’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나를 더 잘 표현해주는 도구’로 재정의한 것입니다.

잘파세대를 사로잡는 브랜드들의 5가지 황금 공통점
- 스토리텔링
– 브랜드에는 ‘내가 친구에게 자랑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야 합니다. - 커뮤니티 중심성
– 나와 같은 걸 좋아하는 사람들과 ‘모여서 놀 수 있는’ 구조를 제공합니다. - 사회적 가치 반영
– 지속 가능성, 다양성, 포용성 등 가치 기반 소비에 공감합니다. - 디자인과 기능의 공존
– 예쁘기만 하면 안 되고, 편하기만 해도 안 됩니다.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합니다. - SNS 바이럴 전략
– 틱톡에서 ‘쿨한 인증 영상’을 찍을 수 있어야 진짜 유행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