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에서 떠나는 환상의 세계 – 더 폴 (The Fall)①
명화같은 영화
타셈 싱 감독이 만든 영화 <더 폴>은 단순한 오락 영화를 넘어, 예술의 경지를 탐구하는 작품입니다. 영화가란 수많은 요소가 결합해 만들어진 복합 예술임을 보여주는 중요한 예시로, <더 폴>은 그 모든 것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동시에 답을 제공합니다. 2008년 첫 개봉 이후 2024년에는 “디렉터스 컷”으로 재개봉하며 다시 한번 관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그 예술성이 여전히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병원의 이야기와 어린이의 환상
병원에 입원하는 고통은 상상하기 힘든 시련입니다. 하지만 작은 소녀 알렉산드리아(카틴카 운타루)는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병원을 탐험하며, 또 다른 환상적인 세계와의 만남을 기다립니다. 그녀가 만난 로이(리 페이스)와의 관계는 단순히 친구가 아니라, 새로운 이야기를 창조해 나가는 과정으로 이어집니다. 로이는 알렉산드리아에게 모험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그녀는 그 이야기 속에 이미지를 상상해 넣습니다. 이 과정은 영화 제작의 기본이자, 우리에게 순수한 예술이란 무엇인가를 상기시킵니다.

환상의 세계로의 안내
타셈 싱은 영화의 시작 부분에서 ‘Los Angeles Once upon a time’이라는 자막으로 관객을 환상적인 성대한 세계로 초대합니다. 할리우드의 오락적인 뿌리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는, 알렉산드리아가 살아가는 현실에서 꿈꾸는 환상의 세계를 연결해 줍니다. 감독이 강조한 환상은 단순히 비현실적인 이미지를 뛰어넘어, 우리들에게 잊지 못할 압도적인 장면을 제공합니다.
예술적 영감을 주는 장면들
영화의 각 장면은 마치 명화를 보고 있는 듯한 기분을 선사합니다. 타셈 싱은 유명 화가들의 작품을 인용하거나 패러디하여 각 캐릭터와 장면에 생명을 부여했습니다. 다섯 명의 용사 중 리더격인 마스크 밴디트는 살바도르 달리의 <메이 웨스트의 초상>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듯 빨간 안대를 착합니다. 마스크 밴디트와 화려한 수영장에서 싸우던 중 사망하는 오디어스의 모습은 존 에버렛 밀레이의 <오필리어>를 연상하게 합니다. 이렇듯 예술작품에서 차용한 다양한 시각적 요소들은 영화 전체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줍니다.


![[좌] 존 에버렛 밀레이 <Ophelia>, 1851년경 / 사진출처. Google Arts & Culture, [우] 영화 '더 폴: 디렉터스 컷' 스틸컷 / 사진출처. 네이버영화](https://img.hankyung.com/photo/202501/01.39182941.1.jpg)
실재하는 환상의 미학-전세계 24개국의 로케이션 촬영
타셈 싱은 CG 대신 실제 로케이션 촬영을 통해 환상의 이미지를 창출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하지만 타셈 싱은 컴퓨터 그래픽으로 없는 걸 있게 만드는 ‘현혹 Delusion’보다 기존의 것을 새롭게 보게 하는 ‘압도 Spectacle’의 개념으로 환상에 접근합니다. 4년 반 동안 24개국을 돌아다니며 찾은 장소들은, 우리가 꿈꾸는 환상적인 그림들 속에서 풍경처럼 아름답고 신비로운 장소들입니다. 이러한 이미지들이 실재하는 아름다움으로 다가올 수 있게 해준 덕분에, <더 폴>은 관객들에게 놀라운 영화적 경험을 안깁니다.
다음 글에 이어, 타셈 싱 감독의 실제 촬영지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