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지켜라-부고니아
지구 최후의 음모🪐
역대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섯 번이나 후보로 이름을 올렸던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이 연출을 맡고, <가여운 것들>로 제 96회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엠마 스톤이 합류해 또 한번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과 호흡을 맞추게 됩니다. 거기에 애플TV+ <플라워 킬링 문>, 넷플릭스 <파워 오브 도그>에 출연하며 아카데미 남우조연상 후보로도 선정된 제시 플레먼스까지 합류해 기대감을 높이는 영화가 있습니다.
배우 문소리의 남편이자 영화감독인 장준환 감독의 2003년 데뷔작으로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프리쉘국제판타스틱영화제,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도코 필맥스 등 국내외 영화제를 휩쓸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지구를 지켜라!>의 리메이크 부고니아 입니다.

“지구를 구할 것인가, 망상에 빠진 자의 광기인가?”
『부고니아』의 원작인 장준환 감독의 <지구를 지켜라!>는 2003년 개봉 당시 국내 영화계에 신선한 충격을 안겼습니다. 음모론과 외계인, 대기업의 음지, 그리고 주인공 병구(신하균)의 폭주까지… 이 모든 것을 SF, 블랙 코미디, 심리 스릴러, 멜로까지 섞은 전무후무한 장르 혼종이었기 때문입니다. 비록 상업적으로는 참패했지만, 시간이 흐르며 “저주받은 걸작”, “20년을 앞선 명작”으로 재평가되며 수많은 감독과 평론가들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실제로 이 작품은 베를린 국제영화제, 브뤼셀 판타스틱국제영화제 등 유수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한국 장르영화의 숨은 보석으로 인정받았습니다.

🎬『부고니아』 – “왜 하필 이 작품을?”
이 질문에 대한 답은 한마디로 요약됩니다. “요르고스 란티모스의 세계에 가장 어울리는 미친 이야기”였기 때문입니다. ‘더 페이버릿’, ‘더 랍스터’, ‘킬링 디어의 성스러운 순간’을 연출하며 불편함과 블랙 유머, 존재론적 혼란을 예술로 승화시킨 그에게 <지구를 지켜라!>는 더할 나위 없는 퍼즐 조각이었습니다.
그는 “이 이야기는 단순한 음모론이 아니다. 인간 존재에 대한 미친 메타포”라고 평했습니다.

『Bugonia』는 무엇을 뜻하는가?
제목 ‘Bugonia’는 라틴어 어원에서 온 말로, “썩은 고기에서 벌이 생겨난다”는 고대의 잘못된 믿음에서 비롯됐습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이것이 더욱 강렬한 상징으로 변합니다.
“혼란과 광기의 폐허 속에서, 새로운 진실이 태어날 수 있는가?”
영화 속 주인공 두 명은 제약회사 CEO를 외계인으로 확신하며 납치하고, 끔찍한 심문을 벌입니다. 그들의 행위는 ‘정의’일까, ‘망상’일까. 아니면 진짜 외계인이 우리 사이에 숨어 있는 걸까?

최고의 캐스팅이 완성한 부조리의 미학
이번 작품에서 엠마 스톤은 ‘버전 병구’ 역할에 해당하는 주인공 중 하나로 등장하며, 제시 플레먼스는 CEO 역할을 맡아 불안정한 신경과 미묘한 표정을 무기로 삼은 연기를 펼칠 예정입니다. 특히 두 사람 모두 이미 란티모스 감독과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어, 이성과 광기의 줄다리기를 한 치의 틈도 없이 펼칠 것으로 기대됩니다. 현재 『부고니아』는 유니버설 픽처스의 자회사인 포커스 피처스가 배급을 맡아, 2025년 오스카 시즌에 맞춰 북미 개봉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포커스 피처스는 <더 페이버릿>으로 이미 란티모스와 함께 아카데미 주요 부문 후보를 휩쓴 바 있기에, 이번에도 오스카 후보 진출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한국 콘텐츠의 글로벌 확장 모델
CJ ENM은 이번 작품의 공동제작자로 참여하고 있으며, 이는 K콘텐츠의 IP 확장 모델의 모범 사례로 평가됩니다. <기생충>과 <오징어 게임>이 만들어놓은 “한국 스토리텔링의 세계화”에 <부고니아>가 SF 블랙 코미디 장르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고 있는 것입니다. 『부고니아』는 단순히 ‘재미있는 리메이크 영화’를 넘어 우리 사회의 불신, 광기, 집단적 환상을 다루며, 그 경계에 선 인간을 응시하는 영화입니다. 지금껏 본 적 없는 방식으로, 그리고 아주 불편하고도 아름답게 말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