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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미니즘의 아이콘-주디 시카고(Judy Chicago)

“여성의 역사는 사라지지 않는다” – 주디 시카고, 예술로 페미니즘을 선포하다

“우리는 잊혀지지 않을 것이다. 우리의 존재를 새기고, 기억하게 할 것이다.” 이 선언을 예술로 실현한 여성이 있습니다.

주디 시카고(Judy Chicago) – 그녀는 남성 중심의 미술계를 뒤흔들고, 여성의 목소리를 작품에 새긴 혁명가입니다.

20세기 미술사에서 여성 예술가들은 철저히 배제되었습니다. 르네상스부터 모더니즘까지, 거대한 미술의 흐름 속에서 여성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취급되었습니다. 주디 시카고는 이를 참지 않았습니다. “여성의 역사를 예술로 기록하겠다!”는 결심을 했고, 이는 전 세계를 뒤흔든 ‘디너 파티(The Dinner Party)’라는 역사적인 작품으로 이어졌습니다.

Judy Chicago

🍽️ ‘디너 파티’: 여성의 이름을 되찾은 예술사 최고의 퍼포먼스

1979년, 세계 미술사에서 가장 도발적이고 혁명적인 설치미술이 등장했습니다. ‘디너 파티’ – 그 이름만으로는 평범한 저녁 식사를 떠올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작품이 공개된 순간, 전 세계가 경악했습니다.

이 작품은 길이 14m의 거대한 삼각형 테이블 위에 39명의 역사적인 여성들을 위한 자리를 마련한 설치미술입니다. 각 자리에는 여성 한 명을 상징하는 접시와 수놓인 테이블보, 그리고 황금빛 은식기들이 놓여 있습니다.
그런데, 이 접시들이 문제였습니다.

🌀 “왜 접시가 이렇게 생겼지?” – 성기 모양의 접시

‘디너 파티’에서 가장 논란이 된 것은 각 접시에 새겨진 이미지였습니다. 단순한 장식이 아닙니다. 각각의 접시는 여성의 성기를 상징하는 모양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동안 남성 중심의 예술은 여성의 몸을 대상화하고 소비하는 방식으로 다뤄왔습니다. 하지만 주디 시카고는 여성의 신체를 당당한 정체성과 역사로 선언했습니다.

“여성의 몸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우리는 그것을 숨기지 않을 것이다.”

이것은 여성의 몸을 도구가 아닌, 역사와 권리의 상징으로 되찾는 혁명적인 시도였습니다.

Brooklyn Museum: The Dinner Party by Judy Chicago
NYC ♥ NYC: Judy Chicago's "The Dinner Party", an Icon of Feminist Art at  the Brooklyn Museum

잊힌 여성들의 이름을 새기다

테이블에는 총 39명의 여성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인류 역사 속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겼지만, 남성 중심 사회에 의해 잊힌 여성들입니다.

그중 몇 명을 소개하겠습니다.

  • 힙포크라테이아(Hypatia, 4세기) – 고대 그리스의 여성 수학자이자 철학자. 기독교 광신도들에게 살해당하고 역사에서 사라졌습니다.
  • 소주너 트루스(Sojourner Truth, 1797~1883) – 미국의 흑인 여성 노예 해방 운동가. 여성 참정권을 외쳤으나, 백인 여성 중심의 페미니즘에서 소외되었습니다.
  • 버지니아 울프(Virginia Woolf, 1882~1941) – “자신만의 방”을 주장한 여성 작가. 여성이 작가로 살아가는 것이 불가능했던 시대에 저항했습니다.

이들의 이름은 화려한 자수로 새겨진 테이블보 위에 놓였으며, 이 작품을 통해 역사 속으로 다시 소환되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가 아니었습니다.

버지니아 울프 이름으로 헌정된 디너파티

“남성은 이제 그만” – 이름의 의미

주디 시카고는 본래 ‘주디스 실비아 코헨(Judith Sylvia Cohen)’이라는 이름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남편과 아버지의 성을 따르는 전통을 거부하고 스스로 새로운 성을 택했습니다. 결혼 전에는 아버지에게 귀속되고, 결혼 후에는 남편에게 귀속되는 가부장적 전통을 끊어내기로 결심 한 것입니다.

“나는 더 이상 남성의 성(姓)을 사용하지 않겠다. 나는 내 이름을 만들겠다.”

그녀는 자신이 태어난 시카고 지명을 본따 스스로를 “주디 시카고”라고 선언하며, 가부장적 전통에서 벗어나겠다는 강한 의지를 예술과 삶에 새겼습니다. 그녀의 이러한 행보는 남성 중심의 미술계에 대한 정면 도전이자, 여성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새롭게 정의하는 혁명적 선언이었습니다.

Brooklyn Museum Revisits The Dinner Party by Judy Chicago

“이게 예술이라고?” – 논란과 검열, 그리고 승리

‘디너 파티’는 공개되자마자 엄청난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 “여성의 성기를 접시에 새기는 것이 예술인가?”
  • “이것은 외설이다!”
  • “여성이 역사에 기여한 것이 대체 무엇이냐?”

남성 중심의 예술계는 이 작품을 미술관에서 내쫓으려 했습니다. 하지만, 여성들은 달랐습니다. 수많은 여성 예술가와 페미니스트들이 ‘디너 파티’를 여성의 역사를 복원하는 역사적인 작품으로 옹호하며 적극적인 지지를 보냈습니다. 결국, 2007년 미국 브루클린 미술관이 이 작품을 영구 소장하기로 결정하면서, 주디 시카고는 여성 예술가로서 최초로 대형 미술관에 자신의 작품을 영구 전시하는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했습니다.

주디 시카고는 단순히 작품을 만드는 예술가를 넘어, 페미니즘 예술을 하나의 거대한 운동으로 확장시켰습니다. 주디 시카고는 1970년대, 여성 예술가들만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창설하여 남성 중심의 미술 교육에서 소외된 여성들에게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또한, 여성 예술가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당당히 표현할 수 있도록 독려하며, 미술계에서 여성의 존재를 확실히 각인시켰습니다.


주디 시카고는 자신의 예술을 통해 여성의 이름을 되찾고, 우리의 존재를 예술로 기록했습니다.

“우리는 잊히지 않을 것이다.”

Judy Chicago | Biography, Art, The Dinner Party, Womanhouse, Memoir, &  Facts | Britannic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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