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타포트-파헤치기⑤-벡(Beck)
2025년 8월, 인천 송도달빛축제공원. 거대한 록 사운드가 밤하늘을 가르고, 수만 명의 관객이 일제히 외칩니다.
“I’m a loser, baby, so why don’t you kill me?”
그 순간 무대 위에 선 남자, 이것이 바로 90년대 mtv 감성 그 자체인 벡(Beck)의 loser입니다.
벡의 인생과 음악 여정
벡 데이비드 한센(Beck David Hansen)은 1970년 7월 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머니는 예술가, 아버지는 편곡자 겸 작곡가로 태생부터 예술적 DNA를 타고났습니다. 그는 10대 시절부터 로컬 퍼포먼스와 버스킹을 전전하며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구축하기 시작했습니다.
1980년대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한 벡은, 블루스, 포크, 펑크, 힙합, 라틴, 노이즈 록 등을 뒤섞은 실험적 사운드로 음악계의 이단아가 되었고, 그가 정점에 오른 계기는 단연코 ‘Loser’의 대성공이었습니다.

‘Loser’의 탄생 비화: 실패한 래퍼에서 시대의 아이콘으로
‘Loser’는 우연히 태어난 시대의 아이러니였습니다. 1992년, 벡은 로스앤젤레스의 작은 레이블 Bong Load Custom Records와 계약한 후, 프로듀서 칼 스테판슨(Carl Stephenson)과 함께 저예산 데모를 녹음합니다. 둘은 집 거실에서 낡은 4트랙 레코더로 작업했고, 벡은 자신을 ‘래퍼로서는 구제불능(Loser)’이라 자조하며 즉석에서 가사를 썼습니다.
“랩을 하는 내 목소리를 듣자마자 칼이 말했죠. ‘와, 넌 완전 루저(Loser) 같아.’ 그 말이 나를 웃게 했고, 바로 훅으로 들어갔어요.”- 벡, 1997년 Rolling Stone 인터뷰 中
음악은 엉뚱했고, 가사는 무의식의 홍수 같았으며, 멜로디는 어디에도 속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도 이 곡은 1993년 지역 라디오 KROQ에서 주목을 받으며, 폭발적으로 퍼져나갔습니다. 심지어 메이저 레이블인 Geffen Records는 이 곡 하나로 벡과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Loser’의 성공, 파괴력
- 미국 빌보드 핫 100 10위
- 노르웨이 1위, 영국과 호주에서도 상위권 차트 진입
- Village Voice Pazz & Jop 비평가 투표 1위
- Rolling Stone 선정 역대 최고의 노래 500곡 중 200위
- MTV, Spin, Pitchfork 등 주요 매체에서 ‘1990년대 대표곡’으로 꼽힘
‘Loser’는 단순한 히트곡이 아니라, “어떤 규칙도 따르지 않아도 대중을 휘어잡을 수 있다”는 전례 없는 성공 사례였습니다. 벡은 미디어가 만들어낸 스타가 아닌, 자신의 세계관을 관철시킨 ‘언더독의 승리’로 인정받게 됩니다.

하지만 벡은 ‘Loser’에 안주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는 이 성공을 발판 삼아 장르의 경계를 넘어선 음악 실험을 이어갑니다.
- Mellow Gold(1994): 정규 1집 수록곡으로 빌보드 얼터너티브 차트 1위를 기록
- Odelay (1996): 더스트 브라더스와의 협업, 샘플링 기반 사운드, MTV와 그래미의 주목
- Sea Change (2002): 감성적인 포크 중심의 앨범. 연인의 이별 후 만들어진 벡의 ‘블루 앨범’
- Morning Phase (2014): 그래미 ‘올해의 앨범’ 수상. 평단에서 극찬한 벡의 내면 세계
- Colors (2017): 밝고 팝적인 톤의 앨범으로 다시 젊은 세대와 연결
- 지금까지 ‘그래미 어워즈’에 22차례 노미네이트됐고, 8개의 수상
벡은 자신을 한 틀에 가두지 않았습니다. “실패해도, 흥미롭기만 하면 된다”는 철학으로 매 앨범을 새로운 실험으로 만들어냈습니다.

2025년 펜타포트 내한공연: 오랜 기다림의 끝
벡은 2016년 [현대카드 컬처프로젝트 23 Beck] 공연 이후 무려 9년 만에 한국 땅을 밟습니다. 그는 공식 SNS를 통해 다음과 같이 밝혔습니다.
“한국! 너무 오랜만이야!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2025에서 만나자!”- @beck, Instagram
이번 무대에서 벡은 ‘Loser’와 함께, 시대를 초월하는 다양한 대표곡들과 최신 곡들을 연이어 선보일 예정이며, 그의 전설적 카리스마와 예측불가한 퍼포먼스가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펜타포트 2025: 시대와 국경을 넘는 음악의 장
2025년 8월 2일부터 4일까지, 3일간 인천 송도달빛축제공원은 록, 슈게이징, 브릿팝, 인디 사운드로 물들게 됩니다.
주요 라인업:
- Pulp(펄프) @welovepulp
- BECK(벡) @beck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