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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카소가 사랑한 카페, 바르셀로나 콰트로 갓츠 (4 Gats)

파리 몽마르뜨의 카바레 Le Chat Noir(르 샤 느와르, 검은 고양이)의 웨이터이자 공연진행자로 일하던 페레 로메우(Pere Romeu)는 고향인 바르셀로나에도 예술가들이 모이는 비슷한 장소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맛있지만 저렴한 음식, 피아노 음악, 그리고 그림이 있는 선술집을 구상했습니다. 그의 의견에 동조하는 화가 라몬 카사스 (Ramon Casas)와 몇몇 친구들이 투자를 했고, 1897년 6월 12일, 바르셀로나의 한 골목에 Quatre Gats(콰트로 갓츠, 네마리의 고양이)가 문을 열었습니다.

콰트로 갓츠(4 Gats)를 오픈한 창업자 4명은 이 곳이 가난한 예술인들이 자유롭게 드나드는 장소가 되길 원했고, 그래서 일부러 빈민가 골목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단골 손님들의 밀린 외상값을 작품으로 퉁쳐주곤 했고, 그 결과 그들의 바람대로 바르셀로나에서 예술 좀 한다는 사람들로 카페는 항상 북적였습니다.

History - 4 Gats

그림으로 퉁치는 외상값

1899년 17세의 피카소는 4 Gats를 드나들며 문학, 철학, 음악, 정치 등 다양한 담론과 미학을 배웠습니다. 당시 이곳은 파리의 몽마르뜨 언덕을 동경하던 카탈루냐 미술가와 작가들이 문화를 논하는 장소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당시 가난한 무명 화가였던 피카소에게 이 카페는 사치스러운 장소였습니다. 그럴 때마다 피카소 역시 다른 단골 손님들과 같이 차와 음식값 대신 메뉴판을 그리거나 카페의 주인인 라몬 카사스와 페레 로메우의 초상화를 그리는것으로 돈을 대신하였습니다.

1900년 2월, 피카소는 19세의 나이로 생애 첫 전시회를 카페 메인 홀에서 열었습니다. 전시회에서 멋진 액자나 카탈로그도 없이 벽에 압정을 박아 100여 점의 초상화를 전시했습니다. 대부분 초상화는 목탄으로 그렸고, 가끔 연필과 수채화로 채색된 작품도 몇 점 있었습니다. 초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피카소의 가족과 피카소의 친구들인 신진 예술가와 무명 화가들이었습니다.

피카소가 외상값을 대신해 그린 4Gats

사실은 가난한 예술가들을 대상으로 돈이 남는 장사를 하지 못했던 4Gats는 1903년에 한 번 문을 닫았습니다. 하지만 1970년 말, 현지 외식업자가 인수해 지금의 모습으로 명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바르셀로나에 가게 된다면, 피카소가 사랑했던 이곳, 4 Gats에서 맥주 한잔을 즐기며 모더니즘 예술가의 감성을 느껴보면 어떨까요?

The restaurant - 4 Gats
콰트로 갓츠의 입구. 이 건물은 모더니즘 건축의 거장 조셉 푸치 카다바쉬의 작품이다.
4 GATS, Barcelona - El Congrés i els Indians - Photos & Restaurant Reviews  - Order Online Food Delivery - Tripadvisor
콰트로 갓츠의 내부, 외상값 대신 받았던 그림이 곳곳에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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