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을 스타일로 –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Tyler, The Creator)

불온한 시작

타일러 그레고리 오코너, 즉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는 1991년 LA에서 태어났습니다. 정규 음악 교육과는 거리가 있었지만, 그는 독학으로 피아노를 치고 친구들과 영상을 찍으며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했죠. 10대 후반부터 스케이트, 스트리트, DIY 문화를 흡수해 곧바로 새로운 집단을 조직하게 됩니다.

Tyler, The Creator Showcases 'Chromakopia' At LA Listening Party

오드 퓨처, 인터넷의 반란

2007년 LA에서 오드 퓨처(OFWGKTA)가 결성되었습니다. 창립은 타일러였고, 초창기 핵심은 호지 비츠, 레프트 브레인, 케이시 베지스, 매트 마샤스, 재스퍼 돌핀 등이었죠. 이후 프랭크 오션, 얼 스웨트셔츠, 도모 제네시스, 마이크 G, 시드(더 인터넷) 등이 합류하며 스펙트럼이 폭발적으로 넓어졌습니다. 이들은 텀블러·유튜브를 전술처럼 활용해 팬덤을 증식한 인터넷 시대형 집단의 전범을 만들었습니다.

데뷔는 온라인 믹스테이프 『The OF Tape Vol. 1』(2008)이었고, 2012년에는 유일한 스튜디오 앨범 『The OF Tape Vol. 2』*를 발표했습니다. 대표곡은 전 멤버가 총출동한 〈Oldie〉, 그리고 타일러·호지·도모가 주도한 싱글 〈Rella〉가 꼽힙니다. 이 시기 어덜트 스윔에서 방영된 자학적 스케치쇼 〈Loiter Squad〉(2012–2014)는 OF의 악동 이미지를 대중 TV로 확장했죠.

Odd Future - The Odd Future Tape 2008 Mixtape CD OFWGKTA Tyler The Creator OF

오드 퓨처는 DIY 자급자족 모델과 크루 경제를 힙합의 표준 방정식으로 떠올렸습니다. 팀 내에서 음반·패션·예능을 동시에 전개하고, Odd Future Records(2011)로 유통의 자율성까지 확보했습니다. 이후 수많은 크루와 레이블이 OF의 시스템을 복제했으며, 피치포크는 이들의 유산을 “복잡한 진실을 껴안는 법을 가르친 세대 장치”라고 평가했습니다.

이 Odd Future 데스크탑 배경화면 만들었어- : r/OFWGKTA

예술적 반란

타일러의 초기 솔로는 불편할 만큼 거칠었습니다. 『Bastard』(2009)와 『Goblin』(2011)은 금기를 자극하는 서사와 로파이 텍스처로 충격을 던졌죠. 그러나 『Flower Boy』(2017)에서 그는 자아·정체성·고독을 섬세하게 탐구하며 큰 전환을 이뤘고, 『IGOR』(2019)로 그래미 트로피를 거머쥐며 ‘문제적 인물’에서 ‘예술적 거장’으로 이동했습니다.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 Tyler, The Creator - Igor [LP] (타일러, 더 크리에이터) - 위시버킷

금기를 재료로, 자기를 브랜드로

그의 철학은 단순합니다. 금기를 해체해 브랜드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거친 유머, 과감한 캐릭터, 치밀한 사운드 디자인이 뒤엉켜 불편함을 매혹으로 바꾸죠. 그는 비난과 검열을 동력으로 흡수하며, 결국 자기 자신을 가장 강력한 럭셔리 아이템으로 포지셔닝해왔습니다.

타일러의 의류 브랜드 Golf Wang은 파스텔과 레트로 패턴을 기반으로 스트리트웨어의 밝은 얼굴을 고급스럽게 재해석했습니다. 니트 베스트, 카디건, 보트슈즈 같은 ‘비(非)힙합’ 아이템을 상징으로 바꾸며 드레스코드의 경계도 재배치했죠. 지금의 타일러는 음악·패션·비주얼 아트가 하나의 통합 크리에이티브 플랫폼으로 작동하는 드문 사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