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그린 남자🎨, 그림을 연주한 뮤지션🎸-데이비드 보위(David Bowie)
“나는 단순한 뮤지션이 아니다. 나는 예술가다.”
데이비드 보위(David Bowie)는 음악 역사상 가장 혁신적인 아이콘으로 남았습니다. 그는 록스타, 배우, 패션 아이콘, 그리고 화가이자 미술 컬렉터였습니다.
하지만, 그의 예술 세계는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음악과 무대 위의 모습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습니다. 그는 음악을 소리로만 표현하지 않았습니다. 그의 세계는 색채, 붓질, 조형미로 가득 찬 하나의 거대한 캔버스였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제 그의 미술적 유산 속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보위, 붓을 들다” – 음악과 함께한 회화 세계
베를린에서 탄생한 화가 보위
1976년, 데이비드 보위는 “도망쳐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미국을 떠났습니다.
시 그는 코카인 중독으로 무너져 가고 있었고, 무대 위의 화려한 모습과는 달리 삶은 불안정했습니다.
그가 도착한 곳은 서베를린. 그곳에서 그는 자신을 구원할 두 가지를 찾았습니다.

음악과 미술
보위는 독일 신표현주의(Neo-Expressionism)에 매료되었습니다.그리고 붓을 들었습니다.
그는 음악 작업과 병행하며 거칠고 원색적인 화풍의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그의 대표작인 〈Child in Berlin〉은
무표정한 얼굴과 붉은색 배경이 어우러진 작품으로, 보위의 불안한 내면과 당시 베를린의 분위기를 대변합니다.
이 시기에 그는 ‘베를린 3부작’(Low, Heroes, Lodger)이라는 전설적인 앨범을 발표하면서도, 붓과 캔버스를 통해 자신만의 감정을 또 다른 방식으로 표현했습니다. 베를린 3부작은 마약 중독이 주춤했던 보위의 건재함을 알리며 보위 음악의 정점이라고 불리는 앨범들입니다. 베를린 3부작 중 최고의 평가를 받는 앨범은 두번째 앨범이자 정규 12집 “Heroes”입니다.
“보위의 예술 컬렉션” – 그는 어떤 그림을 사랑했을까?
보위는 단순한 화가가 아니라, 열정적인 미술 컬렉터이기도 했습니다. 그의 컬렉션은 전통적인 작품이 아니라, 항상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것들로 가득했습니다.
그가 가장 사랑한 작가 중 한 명은 장 미셸 바스키아(Jean-Michel Basquiat). 보위는 바스키아의 거친 그래피티 스타일과 원초적인 에너지를 사랑했습니다. 그는 바스키아를 단순한 아티스트가 아닌, “음악과 같은 그림을 그리는 예술가”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바스키아를 향한 애정을 1996년 영화 〈바스키아〉에서 앤디 워홀(Andy Warhol) 역을 직접 연기하며 증명했습니다. 워홀처럼, 보위 역시 음악과 미술을 넘나드는 문화적 혁신가였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는 현대미술가 데미안 허스트(Damien Hirst)와 공동 작업을 하기도 했습니다. 둘은 함께 〈Beautiful, Hello, Space-Boy Painting〉이라는 스핀 페인팅 작품을 완성했으며, 이는 잭슨 폴록(Jackson Pollock) 스타일의 즉흥적이고 감각적인 작업이었습니다.
보위는 단순히 그림을 수집한 것이 아니라, 그림 속에 담긴 정신과 혁신성을 직접 경험하고, 자신의 세계 속으로 흡수했습니다.

음악처럼 강렬한 붓질
보위는 자신의 지인들을 모델로 하여 초상화 시리즈 ‘DHead’를 제작하기도 했습니다. 이 작품들은 다소 불안정한 선과 강렬한 색감으로 인물의 내면을 표현한 것으로, 그가 단순한 외형보다 감정과 분위기를 더욱 중시했음을 보여줍니다.

유산이 된 컬렉션
2016년, 데이비드 보위가 세상을 떠났을 때, 그의 미술 컬렉션은 전 세계 예술 애호가들의 관심을 집중시켰습니다.
소더비(Sotheby’s) 경매에서 공개된 그의 컬렉션은 이틀 만에 약 3,020만 달러(한화 약 400억 원)에 낙찰되며, 그의 예술적 영향력이 단순한 음악을 넘어서 미술계에서도 강렬한 흔적을 남겼음을 증명했습니다.

음악가인가, 화가인가?
이제 질문을 던져봅시다. 데이비드 보위는 단순한 뮤지션이었을까요? 아니면, 음악과 미술을 넘나든 21세기의 다빈치였을까요?
그는 말했습니다.
“나는 언제나 내 음악을 시각적으로 상상했다. 그리고 내 그림은 언제나 음악처럼 흘렀다.”
그에게 음악과 미술은 완전히 다른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동일한 감각에서 태어난 예술의 또 다른 표현 방식이었습니다. 그는 사운드를 붓으로 그렸고, 색채를 음으로 연주했습니다. 그의 음악이 끝난 지금도, 그의 그림과 컬렉션은 여전히 그의 감각과 사상을 대변하고 있습니다.
데이비드 보위는 “음악을 그린 남자, 그림을 연주한 뮤지션”이었습니다.
그는 단순한 스타가 아니라, 진정한 예술가로서의 유산을 남긴 인물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