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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서펜타인 파빌리온 -시간의 캡슐(A Capsule in Time)

2025년, 방글라데시의 저명한 건축가 마리나 타바숨(Marina Tabassum)이 서펜타인 파빌리온의 디자이너로 선정되었다는 소식이 전 세계 건축계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그녀의 건축사무소인 마리나 타바숨 아키텍츠(Marina Tabassum Architects, MTA)가 설계한 이번 파빌리온은 ‘시간의 캡슐(A Capsule in Time)’이라는 제목 아래, 벵골 델타 지역의 유동적인 건축 양식에서 영감을 받아 아름답게 표현되었습니다. 이 반투명 구조물은 공동체와의 깊은 연결을 상징하며, 오는 2025년 6월 6일 런던 켄싱턴 가든(Kensington Gardens)에서 대중에게 공개될 예정입니다. 이는 2000년, 저명한 건축가 자하 하디드(Zaha Hadid)가 첫 번째 서펜타인 파빌리온을 선보인 지 25주년을 기념하는 특별한 프로젝트로, 건축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Q&A with Marina Tabassum - Azure Magazine | Azure Magazine
방글라데시 건축가 마리나 타바숨
2025 서펜타인 파빌리온, 마리나 타바숨의 '시간의 캡슐' - C3코리아
2025년 서펜타인 파빌리온 ‘시간의 캡슐’ ( 렌더링이미지 Marina Tabassum Architects)

마리나 타바숨: 건축의 사회적 책임을 재조명하다

1969년 방글라데시 티카에서 태어난 타바숨은 2005년 Marina Tabassum Architects (MTA)을 설립해 지역성과 지속 가능성, 사회적 책임을 고려한 설계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고 있습니다. MTA건축사무소는 대규모 상업 프로젝트보다 지역 사회 중심의 건축을 강조하며, 전통적인 재료와 현대적 기술을 조화롭게 결합하는 방식으로 건축을 설계합니다. 그녀는 특히 방글라디시의 홍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설계한 모듈형 주택 ‘쿠디 바리(Khudi Bari)’ 프로젝트로 잘 알려져 있으며, 이는 지속 가능성과 적응성을 반영한 대표적인 사례로 손꼽힙니다. 타바숨의 건축 철학은 그 지역의 기후, 문화, 역사적 맥락을 세심하게 고려하여 현대적인 접근을 시도하는 데 있습니다.
타바숨은 이번 서펜타인 파빌리온 프로젝트를 통해 “시간과 기억의 캡슐”을 구현하고자 하였고, 건축을 “영원과 덧없음 사이에서 시간과 싸우는 존재”로 묘사했습니다. 이러한 철학 아래, 벵골 델타에서 계속해서 이동하는 가옥들을 재현하려는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주요작품으로는 전통적 이슬람 건축요소와 자연채광을 활용한 설계로 유명한 바이툴 로우프 모스크(Bait Ur Rouf Mosque, 2012), 독립 기념비 및 박물관(1997~2006), 그리고 기후 변화에 대응한 이동식 주택 프로젝트인 쿠디 바리(2020), 지속가능한 재료로 설계된 임시주택을 제공한 방글라데시 로힝야 난민 주택 프로젝트 등이 있습니다. 특히 로힝야 난민 주택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건축이 사회적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유력한 프리츠커상 후보자로 꼽히는 그녀는 2016년 아가 칸 건축상(Aga Khan Award for Architecture, 바이툴 로우프 모스크)을 받았으며 2021년엔 지속 가능성과 사회적 책임을 반영한 건축 철학으로 Soane Medal(신고전주의 건축가 존 소안 경 박물관이 수여하는 권위 있는 상)을 수상했습니다. 

The stunning designs of award-winning architect Marina Tabassum | CNN
자연채광을 활용한 설계로 유명한 바이툴 로우프 모스크(Bait Ur Rouf Mosque,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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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채광을 활용한 설계로 유명한 바이툴 로우프 모스크(Bait Ur Rouf Mosque, 2012)

남아시아 전통 결혼식 천막 ‘샤미야나(Shamiyana)’: 전통과 현대의 융합

이번 서펜타인 파빌리온은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다양한 이벤트와 모임을 위한 열린 플랫폼으로 기능할 예정입니다. 마리나 타바숨은 이 공간을 “다양성을 가진 사람들이 하나의 공간에서 대화와 연결을 나누는 장소”로 구상하여, 관람객들에게 풍성한 사회적 상호작용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파빌리온은 4개의 목재 캡슐 형태와 반투명 외벽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빛과 그림자가 조화를 이루며 방문객에게 색다른 감각적 경험을 제공합니다. 특히, 중앙에는 움직이는 캡슐 구조가 자리잡고 있으며, 이는 남아시아 전통 결혼식에서 자주 사용되는 천막 ‘샤미야나(Shamiyana)’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입니다. 샤미야나는 일반적으로 결혼식 등 특별한 행사에서 사용되는 천막으로, 아늑하고도 화려한 분위기를 만들어줍니다. 이러한 디자인 요소로 인해 방문객들은 마치 야외 행사를 위한 천막 안에 있는 듯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전통 천막 ‘샤미야나(Shamiyana)

지속 가능한 건축의 길을 모색하다

서펜타인 파빌리온은 단순한 디자인 실험을 넘어서, 건축이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의식을 고취시키는 중요한 플랫폼으로 자리 잡아왔습니다. 세계 정상급 건축과와 예술가들이 미술관의 여름 임시 별관을 지어 건축의 최신 흐름을 선보이는 무대로, 그동안 자하 하디드, 프랭크 게리 등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이 프로젝트를 거쳐 갔으며, 2024년에는 한국 건축가 조민석(Minsuk Cho)이 ‘군도적 공백(Archipelagic Void)’이라는 프로젝트로 지역성을 반영한 공공 커뮤니티 공간을 성공적으로 구현한 바 있습니다. 이처럼 서펜타인 갤러리는 앞으로도 지속 가능한 건축의 비전을 제시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자 합니다.

매스스터디스, 영국 2024 서펜타인 파빌리온 작가로 선정
조민석(Minsuk Cho)이 ‘군도적 공백(Archipelagic Vo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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