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itor’s Pick] 2025년 글로벌 미술계 순간 5
어느덧 2025년이 끝났습니다. 올해 글로벌 미술계는 화려한 수식어보다는 내실 있는 변화와 묵직한 기록들로 채워졌죠. 누군가에게는 경매 시장의 열기로, 누군가에게는 박물관의 거대한 문이 열리던 순간으로 기억될 한 해였죠. 한 해를 시작하며, 우리가 2026년으로 넘어가기 전 반드시 기억해야 할 글로벌 아트 씬의 결정적 장면 5가지를 짚어보죠.
1. 구스타프 클림트, 2,700억 원의 신화와 초고가 시장의 귀환
올해 전 세계 미술 시장의 가장 충격적인 소식은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들려왔습니다. 구스타프 클림트(Gustav Klimt)의 초상화가 역대급 낙찰가를 기록하며 시장의 건재함을 알렸습니다.
클림트의 1914년 작 <엘리자베트 레더러의 초상(Portrait of Elisabeth Lederer)>이 약 2억 3,640만 달러(한화 약 3,100억 원 이상 추산)에 낙찰되었습니다. 이는 단순한 낙찰가를 넘어, 고금리와 전쟁 등 불안정한 경제 상황 속에서도 ‘블루칩 마스터피스’에 대한 수요는 결코 꺾이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특히 클림트 특유의 장식성과 심리적 깊이가 아시아 및 중동 컬렉터들에게 강력한 투자 가치와 미적 탐닉의 대상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었습니다.

2. 이집트 대박물관(GEM)의 역사적 전면 개관
오랜 기다림 끝에 이집트 기자 평원에 자리한 이집트 대박물관(Grand Egyptian Museum)이 전면 개관하며 전 세계 문화계의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투탕카멘 왕의 유물 5,600여 점을 포함해 총 10만여 점의 유물을 전시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고고학 박물관입니다. 웅장한 피라미드를 배경으로 한 현대적 건축물 자체가 하나의 거대한 예술품으로 평가받습니다.
GEM의 개관은 단순히 유물을 보여주는 것을 넘어, ‘박물관이 어떻게 한 국가의 정체성과 관광 산업을 재정의하는가’에 대한 해답을 제시했습니다. 고대 문명과 최첨단 전시 공학이 결합된 이 공간은 2025년 가장 주목받는 글로벌 문화 성지로 등극했습니다.

3. 여성 미술가들의 약진: 프리다 칼로와 루이즈 부르주아의 재조명
2025년은 미술사 속에서 저평가되었거나 소외되었던 여성 거장들의 가치가 세계적으로 폭발한 해였습니다.프리다 칼로(Frida Kahlo)의 자화상 <엘 수에뇨(El Sueño)>가 5,470만 달러에 낙찰되며 여성 작가 경매 기록을 새롭게 썼습니다. 동시에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루이즈 부르주아(Louise Bourgeois)의 대규모 순회 회고전은 ‘어머니’와 ‘트라우마’라는 주제로 전 지구적 공감을 이끌어냈죠.
이는 미술계의 ‘젠더 불균형’을 해소하려는 기관들의 노력이 시장의 실질적인 수요로 이어지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이제 여성 작가들의 작품은 ‘특별전’의 대상을 넘어, 미술사의 메인 스트림이자 핵심 자산으로 확실히 자리매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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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제19회 베니스 건축 비엔날레와 ‘지속 가능한 미학’
‘Intelligens. Natural. Artificial. Collective’라는 주제로 열린 올해 베니스 건축 비엔날레는 예술과 건축, 그리고 생태계의 경계를 허물었습니다.
카를로 라티(Carlo Ratti)가 큐레이팅한 이번 비엔날레는 인공지능과 자연 지능의 결합을 시도했습니다. 특히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혁신적인 소재와 공동체적 공간에 대한 전 세계 아티스트들의 제안이 쏟아졌습니다. 예술이 단순히 아름다움을 넘어 인류의 생존 방식을 고민하는 ‘실천적 플랫폼’으로 진화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베니스의 운하 위로 펼쳐진 파격적인 설치 미술들은 예술적 상상력이 어떻게 실제 세상을 바꿀 수 있는지 증명했죠.

5. 퐁피두 센터의 대대적 휴관과 ‘퐁피두 이펙트’의 확장
프랑스 현대 예술의 심장인 퐁피두 센터가 5년간의 리노베이션을 앞두고 마지막 불꽃을 태우며 전 세계에 분점을 확장하는 전략을 본격화했습니다. 파리 본관은 <Paris Noir> 등 역사적인 전시를 끝으로 휴관에 들어갔으며, 대신 서울, 상하이, 뉴저지 등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한 ‘브랜드 수출’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이는 물리적 공간으로서의 미술관을 넘어, ‘콘텐츠와 브랜드’로서의 미술관 시대를 열었습니다. 거대 미술관들이 고정된 장소를 벗어나 전 세계로 지식과 컬렉션을 공유하는 ‘글로벌 큐레이션’ 시대의 서막을 알린 상징적 사건이죠.
2025년의 미술계는 이처럼 과거의 유산을 정비하고, 소외되었던 가치를 복원하며, 미래를 위한 새로운 실험을 멈추지 않았습니다. 이제 우리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2026년으로 향합니다. 리노베이션을 마친 공간들이 어떤 모습으로 돌아올지, 또 어떤 새로운 신진 작가들이 거장의 자리를 위협하며 등장할지 기대가 되는군요. 2026년에도 피섭앝은 여러분의 삶에 가장 선명한 예술적 영감을 채워드릴 것을 약속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