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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애보의 '살바도르 달리', 끝없는 욕망의 연인 '갈라'

1929년 여름, 스페인 카다케스의 눈부신 해변에서 살바도르 달리는 자신의 인생을 통째로 뒤흔들 운명의 여인을 만납니다. 본

명 엘레나 이바노브나 디아코노바, 우리에게는 ‘갈라(Gala)’로 알려진 러시아 출신의 여성이었죠. 당시 그녀는 프랑스 시인 폴 엘뤼아르의 아내였음에도 불구하고, 달리의 열성적인 구애에 흔들려 결국 두 사람은 파리 전시회 도중 홀연히 잠적하며 세상을 발칵 뒤집어 놓았습니다.

1934년 정식으로 부부의 연을 맺었을 때, 갈라는 40세, 달리는 30세였습니다.

Dalí and Gala—The Love Story | DailyArt Magazine

달리의 하늘이자 땅, 절대적 지배자

달리에게 갈라는 단순히 아내 그 이상이었습니다. 그녀는 그의 하늘이자 땅이었고, 창조의 방을 여는 유일한 열쇠였죠. 달리는 자신의 모든 작품에 갈라가 등장할 수밖에 없다고 고백하며, 그녀를 르네상스의 완성미를 지닌 성모 마리아 혹은 ‘여자 제우스’로 칭송했습니다.

실제로 갈라는 달리의 매니저로서 전시 계약과 작품 판매 등 모든 비즈니스를 전담하며 그의 생애를 완벽하게 지배했습니다. 달리의 모든 영광은 사실상 갈라의 손끝에서 완성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죠.

Salvador Dali, "Gala Placidia",1952 Lithograph – Arte Magnate
살바도르 달리, “갈라 플라치디아”, 1952년 석판화

엇갈린 사랑과 성안에 갇힌 고독

하지만 달리의 맹목적인 순애보와 달리, 갈라의 사랑은 늘 다른 곳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과거 남편 엘뤼아르와 화가 막스 에른스트 사이를 오가며 파격적인 삼각관계를 즐겼던 것처럼, 노년에도 달리를 홀로 둔 채 젊은 남자들과의 외도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달리는 식어가는 그녀의 마음을 돌리려 성을 사서 바치기까지 했지만, 갈라는 자신의 허락 없이는 성에 발을 들이지 말라는 가혹한 조건을 내걸었습니다.

당대 미술계를 휘어잡은 초현실주의의 거장 달리는 아내를 보기 위해 서류로 미리 승낙 요청을 보내야 하는 비참한 처지에 놓이게 되었죠.

When Your Muse Is Also a Demonic Dominatrix

약물과 폭력으로 얼룩진 비극적 말년

갈라로부터 소외된 달리는 심각한 신경쇠약과 우울증에 시달렸습니다.

1980년 무렵, 86세의 갈라가 무려 57세 연하인 뮤지컬 배우 제프 팬홀트와 불륜을 이어가자 인내심이 폭발한 달리가 갈라를 폭행해 갈비뼈를 부러뜨리는 비극이 발생했습니다.

흥분한 달리를 진정시키려 투여한 과도한 약물 처방은 오히려 그를 치매와 정신병의 늪으로 몰아넣었고, 갈라는 그런 달리를 버려둔 채 젊은 애인을 유지하기 위해 막대한 돈을 뿌려대며 곁을 떠났습니다.

Gala Dalí uměla rozvinout geniální talent mužů - Novinky

거장의 쓸쓸한 죽음

1982년, 갈라가 88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자 달리는 삶의 모든 의지를 잃어버렸습니다.

바람둥이로 살았던 피카소와는 정반대로 오직 한 여자에게만 매달렸던 이 이례적인 순애보의 주인공은 1989년 생을 마감했습니다. 그의 유해는 현재 고향 피게레스의 달리 미술관 지하에 안치되어 있습니다. 과연 그는 무덤 속에서 그토록 원했던 갈라와의 완전한 조우를 이루었을까요?

Dalí and Gala—The Love Story | DailyArt Magaz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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